8개 정부 기관은 고위공무원 중 여성 없고
방통위, 새만금청, 방사청은 3년 연속 ‘0명’
3급 이상 국가직 고위공무원단 10명 가운데 여성은 1명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정부 기관은 여성 고위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3개 기관은 3년 연속 고위공무원 자리를 여성에게 내주지 않았다. 승진이 꽃인 공무원 사회에서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은 여전히 공고한 셈이다.
17일 여성가족부의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2018~2022) 계획 중간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가직 고위공무원단 1,539명 가운데 여성은 122명(7.9%)에 그쳤다. 전년(6.7%)보다 1.2%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고위공직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평균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 32.5%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여성 고위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기관도 8곳에 달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방송통신위원회 △방위사업청 △새만금개발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공정거래위원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조달청 △중소벤처기업부에는 정무직을 제외한 여성 고위공무원이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이 가운데 방통위, 방사청, 새만금청은 5개년 계획이 시행된 후에도 3년 연속 여성 고위공무원을 선발하지 않고 있다.
각각 7명과 15명의 고위공무원을 두고 있는 방통위와 방사청은 이 중 1명은 여성을 임명하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제시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고위공무원이 4명인 새만금청은 아예 목표치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제시했는데,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나마 지방직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경우 국가직보다는 나은 실정이다. 5급(과장급) 이상 지방직 공무원은 총 2만4,393명인데, 이 중 여성은 4,335명(17.8%)이다. 3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원 3,652명 중 여성은 772명(21.1%)이 차지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임원의 경우 2022년 목표치(20%)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여성 대표성 제고 추진 분야에 새로 추가된 지방공기업의 경우 관리자(팀장ㆍ과장급) 이상의 여성비율은 9.1%에 불과했다.
정부는 올해 여성 고위공무원을 임용하지 않은 부처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거나 임용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방직 여성 관리자가 주요 직위를 맡을 수 있도록 지자체 합동평가지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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