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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필리핀, 아예 증권시장 폐쇄 ‘세계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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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에… 필리핀, 아예 증권시장 폐쇄 ‘세계 최초’

입력
2020.03.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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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도 주식 공매도 규제 강화 움직임 

필리핀 수도 마닐라 남쪽 마카티의 상업구역 건물 앞을 소수의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다. 마카티=연합뉴스
필리핀 수도 마닐라 남쪽 마카티의 상업구역 건물 앞을 소수의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다. 마카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공포가 주요 주식시장을 흔들자 각국 정부가 아예 증권 거래를 무기한 중단하거나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리기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증권거래소는 17일부터 주식, 채권 등 거래를 무기한 중단했다. 외환 거래는 17일 일시 중단한 후 18일부터 재개한다. 라몬 몬존 필리핀 증권거래소 사장은 앞서 16일 밤 트레이더들에게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직원과 트레이더 보호 차원에서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현재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에 봉쇄조치를 내린 상태다.

필리핀은 이번 발표 이전부터 금융시장 붕괴 우려로 일부 국가에선 고육책으로 거래소 폐쇄를 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 필리핀이 그 첫번째 사례가 됐다. 필리핀 대표지수인 PSE지수는 16일 하루에 7.9%, 3월 들어 20% 이상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전례 없는 자산가치 하락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여러 국가에서 증권거래소 자체를 닫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서 “다만 투자심리 진작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기에 필리핀처럼 보건 상황을 근거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유럽연합(EU)은 공매도 제한 카드를 고민하고 있다. 유럽시장감독국(ESMA)은 16일부터 매도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 가운데 지분율이 0.1% 이상인 경우 각 감독당국에 내역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ESMA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향후 재무안정성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공매도 제한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에서 특히 증시 낙폭이 컸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증권당국은 이미 지난 13일 일부 종목에 대한 하루 공매도 제한 조치를 내렸다. 증시 진정 효과가 없자 스페인은 1개월로 제한 조치를 연장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판매한 후 가격이 내렸을 때 구매해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으로, 하락장에서 증시 급락을 가속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도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 전면 금지조치를 내렸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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