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 장남 문석균(50)씨가 17일 문 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문씨는 출마선언에 앞서 무소속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 문씨는 이 지역 출마를 준비하다가 ‘지역구 세습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 1월 출마를 포기했다가 이날 다시 강행한 것이다.
문씨는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80년대 문희상 국회의장은 서슬 퍼런 군사정권에 맞서 싸웠다. 김대중 선생을 따른다는 이유로 접경지역인 의정부에서 ‘새끼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받았다”며 “수배전단에 실린 아버지 사진 때문에 놀림을 받던 저는 ‘새끼 빨갱이의 아들’ 문석균이었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거듭거듭 다짐했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의정부 시민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맞닥뜨려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출마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민주당 영입인재로 의정부에 전략공천 된 전직 소방관 오영환씨에 대해 “민주당은 의정부와 전혀 연고도 없는 후보를 공천했다”며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은 제일 먼저 의정부 시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적 절차, 공정한 경선이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배신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폭거에 참담함과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고 했다. 무소속 출마의 책임을 민주당 지도부 탓으로 돌린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고위전략회의에서 ‘당에서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에 대한 영구제명’을 의결했다. 사실상 문씨의 출마 움직임에 강경 대응을 천명한 셈이다. 하지만 문씨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함에 따라, 이 지역 선거는 민주당 오영환씨와 미래통합당 강세창 전 당협위원장, 무소속 문씨, 홍문종 친박신당 의원의 4자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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