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또 블랙먼데이’ 美 증시 이어 도미노 급락 우려
기준금리 인하 등 세계 각국의 잇따른 ‘돈 풀기’ 조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휩싸인 금융시장의 불안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 16일 미국 증시가 32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데 이어 17일 코스피 1,700선이 붕괴되는 등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투자자들은 안정을 찾지 못 하는 모습이다. 결국 감염 확산을 막을 백신이 나와야 근본적으로 혼란이 진정될 거란 관측도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1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1.93포인트(3.06%) 하락한 1,661.28을 기록 중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 대폭락 영향으로 코스피는 전장보다 4.32% 내린 1,640.84로 개장해 장중 한때 1,640선이 무너지는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전 이 시각 현재 2,200억원 이상 개인 매수세가 지수 폭락을 간신히 방어하고 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전날 대폭락 이후 소폭 반등한 것도 국내 증시 낙폭 제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밤 사이 미국 뉴욕증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에 짓눌려 폭락했다. 16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만188.52에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1987년 10월 22.6% 추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32년 5개월 만의 최대 하락률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1.98%, 12.32%씩 추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개장 직후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재발동되기도 했다. 지난 9일과 12일에 이어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전격 금리인하와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등 과거 금융위기 수준의 처방을 쏟아냈지만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CNBC 등 현지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발언이 낙폭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오는 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며 불안심리를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일부 지역에 대한 봉쇄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VIX)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42.99% 치솟은 82.69를 기록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각국의 봉쇄조치도 증가도 증시 폭락을 이끌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외국인의 유럽 여행을 30일 간 금지하는 방안을 EU정상회의에 제안할 것이라 밝혔고 스페인과 러시아의 외국인 전면 입국금지도 잇따라 발표됐다.
패트릭 힐리 칼리버 파이낸셜 파트너스 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이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떨어지는 것만이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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