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릴랜드, 미네소타 등 잇따라….일부 지역은 통행금지도
트럼프, 확산 늦추기 위한 생활 가이드라인 발표…“10인 이상 모이지 말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되면서 대규모 모임이나 행사에 이어 식당과 술집, 영화관 등이 속속 문을 닫아 일상 생활 자체가 ‘자가 격리’ 상태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10인 이상의 모임을 피하고 가능하면 재택근무를 하고, 외식이나 쇼핑, 사교 방문 등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새로운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워싱턴 DC의 뮤리엘 바우저 시장은 16일(현지시간) 밤 10시부터 식당과 술집, 클럽을 한시적으로 폐쇄하도록 지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식당이나 술집에서 포장 음식을 사가거나 음식을 배달하는 것은 허용된다. 헬스 클럽과 스파, 영화관도 17일부터 문을 닫는다.
워싱턴 DC와 붙어 있는 메릴랜드주도 이날부터 식당과 술집, 영화관 등을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미 동부에 나란히 맞붙어 있는 뉴욕ㆍ뉴저지ㆍ코네티컷주도 공동으로 이날 오후 8시부터 3개 주의 식당과 술집, 체육관, 영화관, 카지노 등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네소타주도 17일부터 식당과 술집을 폐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주 전체에 야간 통행 금지를 권고했다.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는 외출하지 말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응급 상황이나 필수적인 경우는 제외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통행금지를 포함해 모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일리노이, 메사추세츠 등도 식당과 술집 등을 폐쇄토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람들의 외출과 모임 자체를 막아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태스크포스 브리핑에 참여해 ‘확산을 늦추기 위한 15일’이란 제목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한 미국민들의 생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권고 사항이긴 하지만, 사실상 외출을 하지 말라는 강력한 사회적 격리 조치를 담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긴박한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가이드라인은 “10인 이상의 사회적 모임을 피하라”고 주문했고 “술집, 식당, 푸드 코트에서 식사하지 말고 드라이브 스루, 픽업, 배달을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또 여행과 쇼핑, 사교 방문을 피하고 가능하면 집에서 일하라고 주문했다. 또 아프면 직장이나 학교에 가지 말고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고 노약자들도 집에 머물며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을 갖고 있다”며 “매우 안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과잉 대응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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