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원지 공방 2라운드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연일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향해 맞교섭을 제기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미국 국무부가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한 것과 관련 “미국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중국도 최근 미국 고위 관료와 정치인의 코로나19와 관련한 공격적 발언과 음해에 대해 즉시 맞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는 자기가 싫은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 인사가 공격적이고, 중국을 음해하는 발언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교섭제기는 상대국에 대해 잘못을 바로 잡거나 외교적으로 항의하기 위한 의사 표시로, 지난해의 경우 중국은 미군 기지에 무단 진입한 혐의로 자국 외교관 2명이 추방되자 12월 엄중한 교섭을 제기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맞교섭을 제기한 것은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미국의 공세에 밀리지 않으려는 기 싸움으로 보인다.
겅 대변인은 다만 “전세계적에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황에서 중미 양국은 반드시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공공위생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며 “중미관계의 건강한 발전은 양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모두 바라는 일”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앞서 12일 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들여왔을 수도 있다”고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에 ‘미국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자오 대변인은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말이 앞서는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3일(현지시간) 추이 대사를 초치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에 항의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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