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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죄송한데 소리가 안 들려요”… 대학 온라인 강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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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죄송한데 소리가 안 들려요”… 대학 온라인 강의 첫날

입력
2020.03.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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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는 헤드셋 키고 강의, 학생은 휴대폰으로 참여 

 개강은 했지만 학생 없는 캠퍼스… 썰렁 

[저작권 한국일보] 16일 개강과 함께 대학마다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지만 학교 측의 준비 부족으로 혼선이 일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학교에서 실시간 원격 강의를 듣던 학생의 휴대폰에 강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다른 학생의 단체 채팅 메시지가 떠 있다. 홍인기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16일 개강과 함께 대학마다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지만 학교 측의 준비 부족으로 혼선이 일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학교에서 실시간 원격 강의를 듣던 학생의 휴대폰에 강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다른 학생의 단체 채팅 메시지가 떠 있다. 홍인기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을 2주 늦춘 대학들이 16일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 외국인 기숙사에서 마리안느 미요 불어교육과 교수가 WebEx로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을 2주 늦춘 대학들이 16일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 외국인 기숙사에서 마리안느 미요 불어교육과 교수가 WebEx로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이 2주 연기된 가운데 16일 서울지역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며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동작구 중앙대 310관에서 한 학생이 실시간 원격 강의를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이 2주 연기된 가운데 16일 서울지역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며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동작구 중앙대 310관에서 한 학생이 실시간 원격 강의를 듣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부드럽게 발음해야 합니다.” 16일 오전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과 마리안느 미요 교수가 헤드셋을 머리에 낀 채 강의를 시작했다.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에 온라인으로 연결된 학생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마리안느 교수는 미리 준비한 강의 교재를 화면에 띄워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이번 학기 첫 수업을 원격으로 진행해 나갔다.

반면, 이날 강의실은 텅텅 비어 있었다. 대다수 대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2주 늦게 개강을 하면서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성원간 대면접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자택이나 연구실 혹은 강의실에서 ‘나 홀로’ 강의를 하는 교수들도, 강의실 대신 카페나 휴게실에서 휴대폰과 노트북으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온라인 강의 방식은 생소했다. 물론,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인터넷 강의(인강) 경험이 있는 학생들보다 교수들이 느끼는 부담이 더 컸다. 대학생 심모(21)씨는 첫 온라인 강의가 끝난 후 “마치 인강을 듣는 것 같아 수업은 낯설지 않았지만 학기를 시작하는 ‘개강’을 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16일 1학기 개강을 맞아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가운데 학생들의 접속이 몰려 학교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고려대 온라인 강의 시스템에서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어렵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16일 1학기 개강을 맞아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가운데 학생들의 접속이 몰려 학교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고려대 온라인 강의 시스템에서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어렵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16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 학생식당에 잠정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준희 인턴 기자
16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 학생식당에 잠정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정준희 인턴 기자

대학들도 초유의 ‘온라인 강의 사태’를 맞다 보니 시스템과 운영 등 미숙한 부분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날 오전 고려대와 서울대, 국민대, 중앙대 등은 수강 등록을 위한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되면서 학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린 탓인데, 수강 페이지에 접근이 되지 않자 학생들은 “서버 오류인데도 결석처리 되면 어떻게 하냐”며 걱정하기도 했다.

강의 중 영상이 끊기거나 소리가 들리지 않아 중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울 시내 한 대학교 휴게실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던 학생의 휴대폰에도 “교수님 죄송한데 저 컴퓨터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라는 단체 채팅방 메시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은 탓에 대학 캠퍼스에서 활기찬 새 학기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건물이 아예 폐쇄된 것을 비롯해 도서관이나 학생식당, 취업 상담소와 같이 평소 학생들로 붐비던 장소도 가끔 직원들만 오갈 뿐 썰렁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고는 있으나 아직 방심하기 이른 만큼 대부분의 대학들이 건물마다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신분이나 방문 목적도 꼼꼼히 기록한다. 봄은 찾아 왔지만 캠퍼스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코로나19 사태로 개걍을 2주 늦춘 대학들이 16일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 본관 건물 대부분의 출입구가 폐쇄되어 있다. 홍인기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개걍을 2주 늦춘 대학들이 16일 온라인 강의로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 본관 건물 대부분의 출입구가 폐쇄되어 있다. 홍인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등 비대면 강의를 통해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개강한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인근 음식점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등 비대면 강의를 통해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개강한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인근 음식점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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