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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강 교회’ 목사 “한국 사회ㆍ교회에 누 끼쳐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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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강 교회’ 목사 “한국 사회ㆍ교회에 누 끼쳐 죄송”

입력
2020.03.16 18:11
수정
2020.03.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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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계속할 수 있을지 자신 없다”… 소속 독립교회연합회에 전해

16일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16일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교인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의 담임목사 김모씨가 16일 사과하고 은퇴 의사를 시사했다.

이 교회가 소속된 사단법인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ㆍ카이캄)에 따르면 김 목사는 이날 카이캄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사회ㆍ교회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죄했다.

그는 “주일 낮 예배만 남긴 상태에서 종교 행사를 줄여가고 있었지만, 어쨌든 논란의 중심에 우리 교회가 서게 됐다”며 “담임목사이니 책임과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목회를 계속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은퇴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오프라인 예배 강행에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중대형 교회의 경우 예배 영상 중계 시스템이 갖춰져 있겠지만 우리처럼 교인 수가 많지 않은 작은 교회에 그런 인프라가 어디 있냐”며 “목회자 나이가 많은 교회도 유튜브 중계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목사는 전날 아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현재 경기 성남시 한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김 목사는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진단 검사에 응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1, 8일 교회 예배당에서 주일 예배를 올린 은혜의강 교회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접촉 주민 1명을 포함해 모두 4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신도 감염 확산이 의심되는 8일 예배는 낮에만 열렸는데, 80명가량의 신도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주일 예배에는 약 120여명의 신도가 참석했다고 한다.

전국의 독립 교회와 선교 단체 약 2,500곳이 가입돼 있는 카이캄은 이날 소속 회원들에게 전파한 긴급 서신에서 “많은 교회가 온라인 예배를 택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예배를 고수하시는 교회들이 있다면 이번 집단 감염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온라인 예배로 전환을 검토해주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카이캄 정관에 ‘상호 불간섭 원칙’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회원 교회들에 온라인 예배를 강제할 수 없고 정중히 협조를 요청하는 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카이캄은 교단 총회, 지역 노회, 지교회 당회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의 교단과 달리 소속 교회들 간의 느슨한 수평 연대체다. 때문에 소속 교회에 지침을 내려 이행하도록 하는 권한이 없다. 회원 교회들에 예배 중단을 강하게 요청할 수도 없다.

은혜의강 교회는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 교회로 교회당 없이 성남시 구도심의 오래된 건물에 입주해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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