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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50명, 오스트리아는 5명 이상 모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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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50명, 오스트리아는 5명 이상 모임 안돼!”

입력
2020.03.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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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프랑스 파리의 유명 카페 '레 두 마고'(Les Deux Magots) 앞에 한 남성이 앉아 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의 음식점과 카페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지 않은 상점들은 당분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AP 연합뉴스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프랑스 파리의 유명 카페 '레 두 마고'(Les Deux Magots) 앞에 한 남성이 앉아 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의 음식점과 카페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지 않은 상점들은 당분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파리=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인 확산 단계에 진입한 미국과 유럽에서 시민들의 삶이 멈춰서고 있다. 술집과 카페ㆍ극장 등 공공장소 폐쇄는 연일 확대되고, 공공 행사도 모두 중단됐다. “50명 이상 모이지 말라(미국)” “다섯 명도 안된다(오스트리아)” 등 서구사회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기본권 제한 조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동ㆍ서부 최대 도시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 제한에 들어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두 도시는 배달ㆍ포장 주문만 허용하고 매장 내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워싱턴ㆍ메사추세츠주 등도 매장 판매를 잠정 중단토록 한 상황이며, 다른 지역들도 영업시간 규제를 시작했다.

이튿날 오전 3시까지 미국에선 웨스트버지니아주를 제외한 49개주 전체와 수도 워싱턴에서 3,6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 최소 66명이 숨졌다. 앞서 13일 2,0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사흘 만에 확진자가 1,600명이나 폭증한 것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 홈페이지에 “앞으로 8주 동안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열지 말라”고 권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학교와 회사 생활을 제외한 축제 콘서트 운동경기 결혼식 등이 모두 포함된다”며 “CDC가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취한 조치 중 가장 극단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문화 중심이기도 한 뉴욕ㆍLA의 영화관 및 극장들도 죄다 문을 닫았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영업을 중단한 곳들은 뉴욕의 심장과 영혼”이라면서도 “우린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고 이 일을 극복하려면 어느 정도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 관광도시인 라스베이거스도 시내 리조트를 속속 폐쇄하기 시작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윈, MGM 리조트 등은 17일부터 호텔과 카지노를 잠정 폐쇄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새 거점’으로 못박은 유럽에서도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세 나라(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서 일일 사망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까지 이탈리아 사망자는 전일보다 368명 증가한 1,809명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만 해도 4.25% 수준이었던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치명률은 무려 7%를 상회하고 있다. WHO가 밝힌 전 세계 치명률 3.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BBC는 스페인에서도 이날 하루 동안 사망자가 전날보다 97명 늘어 총 288명을 기록했고, 프랑스도 하루 새 29명이 증가해 누적 사망자가 120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영국 역시 이날 일일 최고 사망자 수를 기록, 14명이 숨졌다. 유럽 역내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지금까지 각각 6만7,000명과 2,300명을 넘어섰다.

유럽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공공장소 폐쇄 조치와 휴교령 등 각종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AP통신은 프랑스 정부가 카페ㆍ식당에 대해 전면적인 영업 중단 조치를 내렸다면서 “17세기 이후 프랑스식 사회생활의 정수”였던 두 여가 시설이 문을 닫은 점을 놀라워했다. 아일랜드에서도 2주간 카페ㆍ식당이 폐쇄될 예정이며, 대마초(마리화나) 합법 판매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커피숍들 역시 영업을 중지했다.

유럽에선 자국 내 이동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국적인 이동 제한령을 내린 유럽 코로나19 거점 이탈리아에 이어 체코 정부도 강력한 봉쇄 조치를 도입할 방침이다. 출ㆍ퇴근과 식료품ㆍ의약품 구매, 가족 방문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이동이 통제된다. 앞서 주말 사이 스페인과 프랑스도 비슷한 이동 제한 조치를 내렸다.

BBC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정부도 15일 “당분간 모든 국민들에게 ‘이동의 자유’는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고, 식당과 카페 등의 운영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또 오스트리아 경찰 당국은 “오는 16일부터 5명 이상이 모이는 사회활동과 집회 등을 금지한다”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고지했다.

AP는 “각국 정부가 국경을 폐쇄하고, 예배를 금지하며, 바와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유럽 전역의 일상이 멈춰 서고 있다”고 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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