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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 급강하에 국내기업 매출 급감… 한국도 연쇄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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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 급강하에 국내기업 매출 급감… 한국도 연쇄 충격파

입력
2020.03.17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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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2월 中 판매량 53%↓… 부품사는 인력감축 고육책

中춘절 특수 날린 가전업계, 1월 TV 출하량 전년比 15%↓

중국이 충격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시달리면서 국내 기업의 피해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 내 생산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은 이미 생산차질을 빚고 있고, 현지 의존도가 높은 수출 기업 역시 1, 2월 부진을 겪었다. 코로나19는 중국에 이어 미국 유럽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대외 교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는 수출과 소비, 투자 등에서 모두 위축된 ‘퍼펙트 스톰’에 직면한 양상이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제조 공장을 두고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 가전업체들은 소비 부진과 현지 부품 조달 차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TV제품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내내 중국 수요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 내 최대 TV 판매 시즌인 춘절 수요가 사라지면서 1월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6% 급감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개막과 함께 성장세가 예상됐던 스마트폰 역시 고전 중이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휴대폰 판매량은 638만4,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5% 줄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적어 애플, 화웨이 등 경쟁업체에 비해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제품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손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 전체 수출의 25.1%(지난해 기준)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내수시장 침체는 즉시 수출량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달 조업일수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1.7% 하락하면서 수출 둔화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진출기업인 현대·기아차는 중국 ‘춘절’ 연휴를 시작으로 3주 이상 공장을 돌리지 못하면서, 현대차는 1~2월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52.7%, 기아차는 54% 각각 급감했다. 현대차는 이 기간 중국 내 영업점이 폐쇄되면서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동기(4.4%) 대비 0.8%포인트 줄어든 3.6%에 그쳤다. 중국에 이어 세계 2, 3위 시장인 미국과 유럽마저 코로나19가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에선 “상반기 매출 반 토막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배터리·철강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지 원료 수급이 원활치 않으면서 공장 가동률이 감소했다. 철강업계의 경우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이 포함된 중국 내 공업기업 조업이 재개되지 않으면서 재고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주로 중소기업으로 형성된 자동차 부품사들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국내 2위 부품사 만도마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부진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 공장 가동을 제대로 못하면서 자금 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인원 감축이 문제가 아니라, 회사 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통업계 일부에서는 중국 현지 매출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에 제과 생산공장 5곳을 운영하는 오리온은 지난달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2%나 성장했고, 중국 내 식품공장 4곳을 운영하는 농심도 현재 모든 설비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파이류나 스낵류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의 전망 또한 부정적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1~2월 내수 경기가 최악이었고, 미국, 유럽에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걱정스런 상황”이라며 “중국이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하고 산업계가 정상화된다고 해도, 소비 심리로 이어지는 데는 시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경기 침체는 불가피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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