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특정 국가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에게 적용하던 특별입국절차를 전세계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가운데 검역당국이 과부하 우려에 대해 “입국자가 크게 줄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특별입국절차를 모든 국가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팬데믹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나라를 구분해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게 별로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전 입국자에 대해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중국, 홍콩, 마카오, 일본, 이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등 11개 국가ㆍ지역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에게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다가 이날 0시부터는 아시아 5개 국가지역과 유럽전역으로 확대한 상태다.
특별입국절차를 적용 받는 입국자는 공항에서 발열검사와 건강상태질문서 작성ㆍ확인을 거쳐야 한다. 또 국내 주소와 연락이 가능한 전화번호가 확인돼야 한다. 휴대폰에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한 뒤 입국 후 14일간 발열, 인후통 등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스스로 살피고 그 결과를 앱에 입력도 해야 한다. 2일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검사 안내 등 조치가 이뤄진다. 유증상자를 사전에 차단하고 무증상자를 추적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지난달 4일 중국발 노선에 처음으로 적용된 뒤 홍콩·마카오(2월12일), 일본(3월9일), 이란·이탈리아(3월12일),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네덜란드(3월15일)로 확대됐다.
그러나 열화상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를 이용한 2단계 발열검사와 건강상태질문서 작성, 주소ㆍ연락처 확인, 앱 설치와 안내 등에 상당한 노력과 인력이 필요해 검역당국의 과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별입국절차에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소요되면서 입국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불편도 있다.
이에 대해 검역당국은 신종 코로나 전세계 확산에 따라 입국자 수가 급감해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자는 중국발 노선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첫 적용한 지난달 4일 7만7,068명이었으나 이달 15일 1만878명에 그쳤다. 지난달 4일 중국발 노선 입국자 수(8,963명)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숫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2단계) 발열검사를 열감지카메라로 발열이 확인되면 고막 체온 측정을 하는 선별 방식으로 바꾸고 추가 인력 수요가 있을 경우 국방부 등과 협의해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며 “현재 인천공항 1ㆍ2터미널에서 특별입국심사대 3곳을 운영 중인데, 입국자가 크게 감소해 더 늘리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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