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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경기라니’… 브라질 선수들 마스크 끼고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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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경기라니’… 브라질 선수들 마스크 끼고 항의

입력
2020.03.16 15:21
수정
2020.03.16 16:5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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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팀 그레미우 선수단이 16일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의 그레미우 아레나에서 끝난 상루이즈와의 2020 캄페오나투 가우슈 홈경기에 마스크를 쓴 채 입장하고 있다. 포르투 알레그리=AFP연합뉴스
브라질 축구팀 그레미우 선수단이 16일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의 그레미우 아레나에서 끝난 상루이즈와의 2020 캄페오나투 가우슈 홈경기에 마스크를 쓴 채 입장하고 있다. 포르투 알레그리=AFP연합뉴스

브라질 축구팀인 그레미우 선수단이 경기장에 마스크를 낀 채 등장하며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기를 무관중으로 강행한 지역 축구협회에 항의를 표한 것이다.

그레미우 선수단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의 그레미우 아레나에서 끝난 상루이즈와의 2020 캄페오나투 가우슈 홈경기에 앞서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왔다. 그레미우는 킥오프 전 마스크를 벗고 경기에 임해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 시위는 경기 강행을 비판하기 위함이었다. 앞서 브라질축구협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축구를 비롯한 국가대표팀 경기 일정을 중단했지만, 주에서 열리는 대회의 경우 지역 축구협회에게 결정권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캄페오나투 가우슈를 주관하는 히우그란지두술주 축구협회는 취소나 연기가 아닌 ‘무관중’을 택했다.

전세계 스포츠 리그가 코로나19를 이유로 경기 일정을 중단하는 상황에서 무관중 경기의 강행이 비난을 초래했다. 중남미는 아직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이지만, 당국이 나서 강력한 선제 차단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상황이다.

마스크를 낀 채로 경기장에 입장한 그레미우 선수들은 경기 시작 직전에서야 마스크를 벗었다. 이에 파울루 루이즈 그레미우 단장은 “이 시위는 대회가 중단되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의) 생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했다. 헤나투 포르탈루피 감독 역시 “우리는 바이러스에 면역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전세계가 멈췄는데, 브라질 축구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리그를 진행 중인 러시아에서는 경기 강행을 지지하는 걸개가 나와 논란이 됐다. 1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니트와 우랄FC의 22라운드 경기 중 제니트의 팬들이 “우리 모두 축구에 감염됐고, 제니트를 위해 죽을 것”이라는 걸개를 펼친 것이다. 이에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들은 “러시아 전역은 물론 (경기가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는데, 수천명이 경기를 보러 찾았다”며 “여기에 ‘죽겠다’는 기괴한 걸개까지 들었다”며 비판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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