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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 와보니…’ 웹툰으로 의료진 위로하는 간호사와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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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 와보니…’ 웹툰으로 의료진 위로하는 간호사와 부인

입력
2020.03.16 17:00
수정
2020.03.16 17: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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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출신 남편은 현장에서 스토리, 아내는 광주 집에서 웹툰으로 탄생 

오성훈 간호사와 아내 장미나씨가 함께 그려낸 신종 코로나 자원봉사 현장 웹툰. 오성훈 간호사 제공
오성훈 간호사와 아내 장미나씨가 함께 그려낸 신종 코로나 자원봉사 현장 웹툰. 오성훈 간호사 제공

‘일분일초도 눈을 뗄 수 없는 환자모니터링….’ 현지의 긴박한 분위기가 웹툰 장면을 통해 그대로 느껴진다. 광주의 한 간호사가 경북 청도와 안동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장을 웹툰으로 알리고 있다. 청도대남병원과 안동의료원에서 체험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면 광주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부인이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오성훈(28) 간호사는 지난달 29일 청도대남병원을 봉사활동지로 배정받았다. 결혼 5개월 신혼인 그가 “가장 힘든 곳으로 보내달라”고 신청해 청도로 오기는 했으나 정신병동에는 손찌검이나 발차기 등 돌발행동을 하는 환자들도 있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 주사를 놓는데 손을 뿌리치는 환자도 있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지금까지 확진자 141명, 사망자 11명이 발생했다.

오 간호사는 “처음에는 마치 사지로 들어가는 것 같았고 무서운 순간도 있었지만 대남병원에 맑고 순수한 환자들이 많은 것을 보고 ‘이곳 역시 사람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성훈 간호사와 아내 장미나씨가 신종 코로나 의료자원봉사활동 과정을 그림과 글로 표현한 웹툰. 오성훈 간호사 제공
오성훈 간호사와 아내 장미나씨가 신종 코로나 의료자원봉사활동 과정을 그림과 글로 표현한 웹툰. 오성훈 간호사 제공

이 병원 확진자들이 타 지역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그는 6일 안동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국 각지에서 지원 온 의료진과 ‘동료애’가 생겼다. 서울, 부산, 광주 등에서 현장을 자원한 의료진이 많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었다.

그는 “10분만 입어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보호복을 입고도 서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려는 모습에 감동받고 있다”며 “아내를 집에 혼자 두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들이 너무도 많다”고 흐뭇해했다.

광주에서 신규 간호사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널스노트’ 대표이면서 웹툰작가이기도 한 오 간호사가 이번 아이디어를 실천한 것은 당연했다. 그가 보고 듣고 웃고 느낀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내 장미나(27)씨가 그려낸 웹툰은 10개다.

오 간호사는 “평소 간호사들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며 “웹툰에 달린 응원 댓글과 메시지를 보며 봉사활동의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훈(왼쪽) 간호사가 안동의료원에서 현장에 투입되기 전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성훈 간호사 제공
오성훈(왼쪽) 간호사가 안동의료원에서 현장에 투입되기 전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성훈 간호사 제공

그는 현장의 의료진들을 위해 응원 손글씨 챌린지도 병행하고 있다. ‘Nurways with you’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사진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500원을 적립해 신종 코로나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후원한다는 계획이다.

직원 4명은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며 광주로 돌아오라고 성화지만 그는 부족한 의료인력을 보면서 자원봉사 마감 시점도 정하지 못했다. 오 간호사는 “하루가 1년 같이 느껴질 정도로 힘들고 봄도 빼앗겼지만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다 보면 진짜 봄이 찾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안동의료원에서 의료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오성훈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응원을 요청하는 #NURWAYS WITH YOU 종이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성훈 간호사 제공
안동의료원에서 의료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오성훈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응원을 요청하는 #NURWAYS WITH YOU 종이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성훈 간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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