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단기 충격에 불과, 정상궤도 회복할 것”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13.5% 급감했다. 월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30년만에 처음이다. 소매 판매와 고정자산투자도 20% 넘게 쪼그라들었다. 마찬가지로 시장 예상치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1~2월 산업생산이 작년 동기 대비 13.5% 감소했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후 월간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춘제(春節ㆍ설) 연휴를 감안해 1월과 2월에만 두 달치를 묶어 한 번에 발표한다.
이번 수치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 평균(-3%)보다 훨씬 낮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중국 내 상당수 산업시설 가동이 멈춘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6.9%였다.
다른 주요 지표도 모두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사상 최저인 -20.5%를 기록,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인프라 시설 투자를 포함한 고정자산투자 역시 작년 동기보다 24.5%나 급감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일반적으로 예상했던 6.0%가량에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무디스는 최근 펴낸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4.8%로 낮췄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날 발표된 수치와 관련해 “단기 충격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중국 경제의 체력이 건실한 만큼 조만간 정상궤도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염병이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한 건 사실이지만 단기적이고 외부적인 영향에 불과해 전반적으로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중국 경제는 장기적으로 내실 있는 발전 추세 속에 1~2월의 충격을 견뎌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먼저 중국 경제의 생산과 수요가 상당한 규모로 유지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양으로 따지면 여전히 다른 국가들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 총량이 100조위안(약 1경7,000조원)에 육박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돌발 변수에 흔들릴 수준을 벗어났다는 게 마오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 외에 △방역물자 공급이 충분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고 △소비재와 생활필수품이 원활하게 유통되고 △인터넷산업 등의 성장세가 양호해 경제 안정을 도모하고 시장의 활력을 촉진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낙관론을 지지하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텅타이(滕泰) 완보신경제연구원장은 “많은 기업들이 전염병의 충격 속에서 제품ㆍ사업모델ㆍ조직관리모델 혁신에 속도를 내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궈샤오베이(郭晓蓓) 민생은행 연구원은 “소비는 중국 경제 성장의 엔진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충격이 매우 크다”면서 “소비의 회복 여부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지를 판가름할 결정적 요소”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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