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수선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죠. 하루에 수백 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다 조금 기세가 수그러드나 했더니,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저희 집 근처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깜짝 놀랐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하루하루 불안에 떨어야 하는지 두렵네요.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에서는 최근 또 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대상자들이 머무르고 있던 건물이 갑자기 붕괴되었습니다. 지난 8일 오후6시 푸젠성에 위치한 ‘신자 호텔’이 멀쩡하다 왜 한순간에 무너졌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고로 29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수색은 현재 멈춰진 상황입니다.
건물 잔해 밑에 깔려버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구급대원들은 밤낮없이 현장을 누볐습니다. 그런데 이 구급대원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단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애쓰는 강아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6살짜리 잉글리쉬 스프링어 스파니엘 '베이베이'인데요. 반려인이자 구급대원인 이웬빙 씨와 함께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인명 구조견이죠.
베이베이의 소식은 지난 10일,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Dailymail)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베이베이는 사고 직후 누구보다 빨리 반려인과 함께 현장에 도착했다고 해요.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지 단 15분 만에 3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합니다. 전문 구조 훈련을 받은 베이베이는 건물 잔해 위를 누비며 사람의 흔적이 보이거나 들리면 바로 그 자리에 서서 크게 짖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소리를 들은 구조대원들이 아래에 깔린 사람을 구해내는 것이죠. 베이베이는 남다른 구조 실력으로 대원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구조를 시작한 다음날, 베이베이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 어딘가 지쳐 보였다고 해요. 구조작업이 워낙 힘든 터라 혹시 베이베이가 무리를 했나 싶은 마음에 반려인 이웬빙 씨는 베이베이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몸 이곳저곳을 살피던 이 씨는 엄청난 걸 발견합니다. 바로 너덜너덜한 베이베이의 발바닥이었죠. 아무리 보호장비를 착용했어도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하루 종일 누비다 보니 말랑말랑한 발바닥이 모두 벗겨져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우리 베이베이, 구조 작업이 이뤄지던 당일에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임무를 다했다고 합니다. 많이 아팠을 텐데 말이죠 ㅠㅠ 참 의젓한 친구죠?
반려인은 뒤늦게야 베이베이의 상태를 눈치 채고는 작고 소중한 발에 연고를 발라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붕대로 발을 칭칭 감아 더 이상 쓰라리지 않도록 해 주었죠. 지금까지 6명의 목숨을 구한 베이베이지만, 상태가 이렇다 보니 앞으로 당분간 다른 구조 활동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발바닥이 모두 벗겨지는 아픔을 견디며 건물 밑에 깔린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베이베이, 정말 멋진 친구입니다. 용감하고 멋진 베이베이, 잘~ 쉬고 얼른 회복했으면 좋겠네요.
이주희 동그람이 에디터 2j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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