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6일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김 전 대표에게 선거 진두지휘를 맡기려던 통합당의 구상이 결국 불발됐다. 불과 지난 주말까지도 김 전 대표는 통합당의 선대위를 맡게 될 것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공천 등을 콕 찍어 비판하면서 당내 여론이 악화했다. 이에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공동선대위’ 체제를 제안하자, 끝내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며 “황교안 대표께도 어제 더 이상의 논의를 끝내자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다 됐던 일처럼 보이던 것이 흐트러진 데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 한 마디 덧붙인다”며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교안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 체제를 다시 이야기했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등장에 일익을 맡았다는 점 때문에 국민께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에서 분출되는 국민의 마음이 선거에 잘 반영돼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코로나 사태로 더 어려워진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해보려 했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도와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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