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연기 목소리 커져… 대입 일정 변경 가능성 아직은 낮지만, 수시 준비 등 수험생 혼란

전국 초·중·고등학교 개학(23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최소 1주 이상 개학 추가 연기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개학 연기가 16일 교육부 발표로 확정된다면 당초 학사일정보다 휴업일이 4주 이상 길어져 대입일정 변경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다. 교육계는 과연 정상적으로 학사일정을 꾸려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4주 이상 개학이 연기되면 방학이 줄어드는 대신 수업일수가 감축된다. 교육부가 지난달 배포한 ‘2020학년도 신학기 유초중고 특수학교 및 각종학교 학사운영 방안’에 따르면 3주 휴업까지는 방학을 줄이고 4주 이상 휴업부터는 법정 수업일수(유치원 180일, 초ㆍ중ㆍ고 190일)의 10%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일정의 변경 여부는 아직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교육부 지침은 학기 개시 후 35일(8주) 이상 학교 문을 닫는 3단계 휴업 때에만 교육당국과 각 학교가 “수업일수, 교육과정, 대입 일정 등을 고려한 휴업 장기화 대책을 새로 수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학일이 8주 미뤄지는 4월 27일이 되지 않는 한, 지금으로서는 수능 일정(11월 19일)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도 “아직 수능 연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입일정이 미뤄지지 않더라도 휴업이 길어지면서 당초 5월말로 예정된 고등학교 중간고사가 취소되는 등 내신을 정하는 학사일정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서울교육청은 이미 "1학기 중간고사를 과정중심평가로 대체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고3 1학기 내신성적 상승을 노렸던 수험생들도 혼란에 빠지게 된다. 나아가 개학 연기로 여름방학이 줄어들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수시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의 마지막 준비 기간도 짧아지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개학을 더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13일 대구시가 추가 개학연기를 나선데 이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최근 “지금과 같은 지역사회 감염 추세가 이어지는 한, 추가 개학 연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신종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질 때까지 교실문을 닫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학교 현장 감염병 예방을 책임지는 보건교사들은 개학을 하더라도 교내 유증상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구동성이다. 각 학교에 열화상감지기를 설치해 체온을 재는 것이 교육부가 제시한 유일한 대책이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지원 기기의 가격은 300만원 이하로 한 명씩 지나가야만 측정이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경기 초등학교 보건교사 A씨는 “우리 학교는 재학생 800명이 한 줄로 등교해야 측정을 겨우 마칠 것”이라며 “사실상 생색내기 식 대책”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개학 후 매일 교실을 소독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이를 지원할 인력도 부족해 학교 구성원들이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학생들을 위한 감염병 예방교육 준비가 되지 않은 학교도 많다. 이를 담당할 보건교사들이 정작 방역물품 수급 등에 동원돼 있기 때문이다. 경북 초등학교 보건교사 B씨는 “긴급 보건교육시간을 마련하려고 하니 학교에서 오히려 ‘방역업무에나 집중하라’는 답만 돌아왔다”며 “초등 1~4학년은 평소 보건수업이 없어 교육이 필요한데 방역업무가 과중한 현재 여건상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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