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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당’하는 민주당 “통합당은 욕심, 우리는 민주주의 정당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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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당’하는 민주당 “통합당은 욕심, 우리는 민주주의 정당정치”

입력
2020.03.15 19:00
수정
2020.03.15 19: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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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비례연합정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비례연합정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어 후보를 내는 것은 의석을 더 얻기 위한 욕심이지만, (민주당은) 민주주의 정당정치 일반 원리에 따라 단 한 석 늘리려는 욕심 없이 연합정당을 만들어 참여하려고 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공허한 명분론’에 힘을 쏟고 있다. 진보시민사회단체와의 연합, 당원투표 등의 절차적 명분을 구축했지만, 그간 스스로가 꼼수·편법·불법·범죄로 규정한 비례당 구상에 발을 담근 상황을 만회하려는 구상이다. 불가피성을 최대한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한 여권 지도부의 숱한 비판 언사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말을 보탤수록 그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등의 국면에서 민주당을 휘감았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프레임이 강화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총선 사령탑’인 윤 사무총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의 정당성 설파에 공을 기울였다. 윤 사무총장은 현행 공직선거법상 정당 연합이 후보를 추천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정당을 만들었다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미래통합당은 욕심, (민주당은) 욕심 없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핵심 의원들이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논의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그렇게 민심을 거역하는 범죄행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불과 보름 만에 말이 바뀐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당은 범죄, 민주당은 정당방위’라는 프레임은 최근 민주당 지도부의 일관된 메시지다. 14일 당 중앙위원회에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나란히 입을 모았다. 이 대표는 “통합당의 의석 도둑질과 편법을 연합정당 참여로 응징하겠다”고 했고, 이에 호응한 이 전 총리는 “야당의 나쁜 의도를 저지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조금이라도 살려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싸늘하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미래통합당의) 불법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편법을 했다는 셈인데, 그 말을 국민들이 용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범을 모아 물건을 빼돌리면서 도둑을 응징하기 위해서라고 하면 마트 주인이 얼마나 황당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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