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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태세 구멍 뚫린 軍…절단기로 철조망 절단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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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태세 구멍 뚫린 軍…절단기로 철조망 절단해도 몰라

입력
2020.03.15 16: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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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제주 강정 해군기지 민간인 침입 검열 결과 공개

민간인이 부대 철조망을 절단하고 무단 침입한 뒤 2시간 가량 돌아다니는 등 제주 강정 해군기지에 구멍이 뚫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시ㆍ경계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상황 발생 후 조치 및 보고도 늦어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평가다.

합동참모본부는 제주 해군기지 민간인 무단 침입 사건과 관련해 8~11일 전비태세검열실과 해군작전사령부 합동으로 제주기지와 상급부대인 3함대사령부를 검열하고 15일 결과를 발표했다.

합참에 따르면 민간인 4명은 지난 7일 오후 2시 13분 제주기지 외곽에 설치된 직경 4㎜ 미관형 철조망(펜스)을 절단했다. 2명은 장비를 들고 현장을 떠났지만 다른 2명은 기지로 침투했고 4시 3분 검거될 때까지 제주기지 폐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지 안을 활보했다.

조사 결과 감시체계 자체가 엉망이었다. 물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폐쇄회로(CC)TV 등으로 구성된 능동형 감시체계가 있었지만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신형 장비로 교체했지만 기존 설비와 호환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침투 장소에서 50여m 떨어진 경계초소에서는 사각지역이 생겨 침투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경계용 CCTV에는 포착됐지만 CCTV 감시병이 알아채지 못했다. 감시병 2명이 교대로 CCTV 70여개를 살피는 체계였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조치 및 보고 절차도 문제였다. 인접 초소에서 근무교대 후 복귀하던 장병이 오후 3시 10분 철조망 절단 사실을 보고했고, 현장을 확인한 당직사관이 오후 3시 23분쯤 침투한 민간인을 만나 이동을 제지했지만 정작 5분대기조는 오후 4시 3분에서야 이들을 검거했다. 상급기관인 3함대사령부와 해작사ㆍ합참에는 오후 4시 7분부터 16분 사이에야 보고됐다.

군은 책임자인 제주기지 전대장을 보직해임하고, 지휘 책임이 있는 3함대사령관 등 관계자를 문책하기로 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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