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주총 생중계, 의결권 행사도
콜센터 재택근무 인한 인력공백은 챗봇 활용 자동화 상담으로
올해 주주총회에선 전자투표와 더불어 현장 상황을 온라인 생중계 시스템으로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콜센터 업무엔 인공지능(AI)을 투입, 상담 업무량이 최소화된다. 한 장소에서 여러 명이 모이면서 파생될 수 있는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꺼내든 통신업계의 조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통신 기업들의 경영 활동과 서비스 제공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6일 열릴 주주총회에 주주가 직접 가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보면서 경영진과 질의응답까지 가능한 ‘온라인 주주총회’ 방식을 도입한다. 직접 참석 외에는 서면투표제만 운영해 온 KT에선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30일로 예정된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처음 도입한다.
SK텔레콤 주주들은 올해부터 온라인 주주총회 방식이 적용될 경우, 인터넷 상에서 주총 현장 상황 시청과 의결권 행사까지 모두 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에선 2018년부터 전자투표제도를 운영해왔다. 이번처럼 주총 시청 및 소통을 위한 온라인 창구를 마련하는 시도는 국내 기업 중 SK텔레콤이 처음이다. 해외에선 아마존과 스타벅스, 퀄컴 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주총을 결정했다.
SK텔레콤 주주라면 공식 홈페이지에서 16일부터 온라인 시청을 신청하면 된다. 주주 본인 확인을 하면 접속 코드를 부여 받게 되고 주총 당일 해당 코드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시청할 수 있다. 질의응답을 위한 메뉴도 홈페이지에 따로 마련된다. 16일부터 바로 질문을 등록할 수도 있고 주총 진행 중에도 궁금한 사항이나 의견을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채택한 통신사의 재택근무엔 AI가 도우미로 채용되고 있다. 콜센터 직원만 약 2만6,000여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인력 공백의 최소화에 필요한 자동화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고객들도 직접 통화를 거치지 않는 디지털 상담 방식에 익숙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LG유플러스에 따르면 AI 기반 채팅 서비스(챗봇), 스마트폰용 고객센터 응용 소프트웨어(앱) 등 디지털 상담 서비스 비중이 2017년 13만7,000건에서 2019년 18만8,000건으로 3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상담사 직접 연결은 23% 줄었다.
LG유플러스는 디지털 상담 대상을 기존 이동통신 상품에서 인터넷(IP)TV, 초고속인터넷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고객 감성 분석, 추천 답변 제시 등 상담사를 위한 비서 역할로 AI를 활용 중인 KT에선 고객 음성을 이해하고 답변하는 ‘보이스봇’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보이스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코로나19로 파생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KT는 IPTV에 ‘홈스쿨’ 메뉴를 신설해 기존 유료인 키즈 콘텐츠 600여편을 무료로 푼다. 개학 연기로 방학이 길어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적합한 콘텐츠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소상공인 대상 빅데이터 기반 광고와 온라인 결제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자금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들의 마케팅 비용을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IPTV 등 홈 서비스 상담도 일 평균 3,000~5,000건 늘어 디지털 상담을 확대할 필요가 있었다”며 “대구 지역 필수 상담인력 퇴근시간 조정, 사옥 방역 확대 등 추가 조치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이용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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