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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코로나로 승객 잃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

입력
2020.03.15 12:28
수정
2020.03.15 19: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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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개 노선 중 89개 운항 중단

코로나 피해 최소화 위한 자구책

대한항공 A330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A330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운휴 중인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한다고 15일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 최소화 목적에서 착안된 이번 조치를 통해 수익 창출과 더불어 국내 수출입 기업도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미 13일부터 베트남 호찌민 노선에 20여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A330-300 기종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만 수송했다. 승객을 포함한 호찌민 여객기 경우엔 베트남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이달 3일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대한항공의 이번 카드는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자구책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 여파로 한국발 승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대한항공은 13일 현재 총 124개 노선 중 89개의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운항중인 국제 노선도 수요 감소로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86% 가량 감소했다.

이번 화물기 전환 방침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조 회장은 “미국에 의해 대서양 하늘길이 막힌 만큼 여객과 화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5일부터 여객기 운항이 중단된 중국 칭다오(靑島)에도 21일부터 화물용 노선으로 변경, 운영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향후에도 이런 방식으로 항공기 운영 지역과 화물 품목 등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는 항공시장에 맞게 새 수요를 적극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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