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기업 개발 치료제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독일 업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독점 생산권을 두고 독일 정부와 경쟁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노다지나 다름 없는 ‘백신 이권’ 역시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14일(현지시간) 튀빙겐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생명과학 기업 ‘큐어백’이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큐어백은 암 치료와 항체 기반 및 희귀 질환 치료제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이 업체는 현재 독일 보건부와 연계된 파울-에를리히 연구소와 협력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큐어백은 이달 초 보도자료를 통해 “수개월 안에 강력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르면 여름쯤 첫 임상 시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독점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자금 지원을 미끼 삼아 큐어백에 손을 뻗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벨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필요한 백신을 확보하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다니엘 메니첼라 큐어백 최고경영자(CEO)는 2일 백악관에 초청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미 제약업계 관계자들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일 정부도 호락호락 자국 기업의 백신 독점권을 미국에 내주지 않을 태세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은 “연방정부는 독일과 유럽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백신과 활성 물질이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이 많다”며 “큐어백과도 집중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디벨트에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전면에 나서 코로나19 대책을 지휘하기로 한 것도 백신을 손에 쥐려는 미국의 공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독일 정부 역시 큐어백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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