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 "미국은 WHO 기준 채택하지 않아 나온 문제"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한국의 진단키트에 대해 발언 중인 마크 그린 의원. NBC뉴스 화면 캡처

미국 여론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신뢰성을 놓고 미 의회 일부와 한국 보건당국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하원 의원이 서면답변을 근거로 ‘미 보건당국이 한국의 진단키트를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미 하원 관리개혁위원회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지난 11일 개최한 청문회에서 마크 그린(테네시ㆍ공화) 의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서면 답변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적절(adequate)하지 않으며, FDA는 비상용으로라도 이 키트가 미국에서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린 의원이 소개한 FDA 서면 답변은 이 청문회에서 캐롤라인 맬로인(민주) 위원장 등이 한국의 코로나19에 대한 빠른 검사 속도 등을 평가한 것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린 의원은 “확실히 기록을 남기기 위해 FDA의 입장은 ‘한국의 진단키트’에 대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린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유전자 기법이 적용된 현행 키트와는 별도로 한미 양국에서 항체를 이용해 개발중인 진단 키트의 유효성에 대해서도 국수적 관점에서 미국 보건당국에 질문했다. 그는 “한국이 개발 중인 키트는 단일 ‘면역글로블린항체’(immunoglobulin)만 검사하는데, 복수 항체를 채택한 미국 기술이 왜 우수한지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그린 의원의 주문에도 미 당국자는 중립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린 의원의 항체 관련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진단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국 청문회에서 논의된 검사법은 항체와 관련된 것이지만 현재 사용 중인 국내 진단키트는 그와는 내용이 다른 유전자 검사법(RT-PCR)”이라고 말했다. FDA가 서면에서 언급했다는 진단키트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진단키트가 아니며 따라서 국내에서 현재 사용 중인 진단키트의 정확성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역시 “미 FDA가 승인해 현지에서 사용되는 진단키트는 검사 방식이나 검사 대상 유전자 부위를 세계보건기구(WHO)와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WHO가 권고한 유전자 인식 부위와 검사 방법대로 기준을 정해 사용하고 있으니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진단키트가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기준이 다른 양국의 진단키트가 혼용되면 혼선이 생기기 때문에 자국 기준에 맞는 키트만 사용하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미 FDA가 대체로 수입품의 긴급사용승인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온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의약 분야에서 WHO나 유럽과 다른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에서 검사법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초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나흘 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A씨가 이날 최종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콜센터 직원인 A씨(39ㆍ여)는 지난 9일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이었으나, 13일 발열 증세가 나타난 뒤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3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현재 길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함께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와 여동생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진단키트를 개발한 바이오기업 코젠과 솔젠트는 미국 FDA 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첫 승인을 받은 코젠은 “미국 FDA 허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고, FDA가 요청한 최종 자료까지는 제공을 마쳤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심사가 까다로운 듯했는데, 최근 들어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느낌 받았다. 긍정적 답변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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