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역 명소 이상화 시비 앞에서 출마 선언 예고하자
민주당 이상식 후보 “저는 이상화의 후손” 견제구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일제시대 저항 시인 이상화의 고향 대구에 출마 결심을 밝힌 두 후보가 저마다의 ‘빼앗긴 들’을 노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공천 갈등 끝에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대구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출마의 변을 오는 17일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밝힐 예정이다. 홍 전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서 “대구 수성을에서 대구 시민들의 시민 공천으로 홍준표의 당부를 묻기로 했다”며 “화요일 오후 2시에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대구 선언문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당내 갈등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두고 ‘모험’이라며 “협잡에 의해 막다른 골목에 처했지만, 이번 총선은 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유명한 독립투사 시인”이라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대구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튿날에도 “문 정권을 타도하고 2022년 정권 탈환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홍 전 대표의 탈당 선언은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홍 전 대표에 맞설 뜻을 밝힌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을 후보는 자신이 이상화 시인의 후손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상식은 민족저항시인 이상화의 후손”이라며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주민들과 함께했다. 시류에 영합하고 불의와 타협하는 것은 이상식이 아니다. 저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이상화 시인의 시를 두고도 홍 전 대표와는 다른 해석을 보였다. 이 후보는 시를 두고 “상화 시인께서 대륜고 선생님이셨던 시절, 수성 들판을 바라보며 나라 잃은 설움을 노래한 시”라며 “수성을에 다시 봄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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