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유럽 각국이 상점 폐쇄와 자국 내 이동 제한 등 강력한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약국과 식료품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 영업을 중지하기로 했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스페인 정부는 모든 국민에 대해 사실상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자정부터 국가 운용에 필수적이지 않은 다중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약국과 식료품점 외에 음식점, 카페, 영화관 등이 일제히 문을 닫는다. 다만 15일 예정된 지방선거 1차투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4일 기준 4,499명이고 사망자는 79명에 달한다. 특히 교도소 수감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와 보건당국 등이 대책 마련에 더욱 분주해졌다. 폐쇄된 공간에 밀집도가 높은 교도소 특성상 집단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유럽 내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은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따른 조치로 전 국민의 외출 금지를 시행한다. 식료품점과 약국을 제외한 상점, 영화관, 수영장 등이 모두 문을 닫는다. 생필품과 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택에 머무르게 하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제한을 위해 필요하면 군 인력을 투입키로 했다.
이날 기준 스페인의 총 감염자 수가 6,250명이고, 사망자 수는 193명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아내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까지 알려져 정부와 정치권 등에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세를 잡으려면 필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강력하게 시행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시도 17일부터 시행하려던 클럽과 술집, 바의 운영 중지 방침을 이날부터 앞당겨 시행한다. 수영장과 박물관, 체육관 등도 모두 문을 닫는다.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한다. 다만 음식점 영업은 그대로 한다. 독일은 이날까지 총 3,79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전국 봉쇄령’까지 시행한 이탈리아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었다. 감염자 수는 2만1,157명으로 전날보다 3,497명이 늘었고 사망자 수는 175명이 증가해 1,441명으로 파악됐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