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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코로나19 확산에 대안 모색하는 ‘어린이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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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코로나19 확산에 대안 모색하는 ‘어린이식당’

입력
2020.03.15 10:00
수정
2020.03.15 14:4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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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가정 어린이 대상 무료 저녁식사 제공

코로나19 우려에 80%가 한시적 운영 중단

무료 식재료ㆍ도시락 제공 등 지원 이어가

일부 지역은 위생 강화하면서 매일 운영도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 도시마구 곤고인의 한 어린이식당에서 지역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어울려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 도시마구 곤고인의 한 어린이식당에서 지역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어울려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일본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달 27일 초ㆍ중ㆍ고의 임시휴교 요청을 전격 발표하자 한부모가정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부모가정 특성상 부모의 직업이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 이들은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자니 생계가 막막하고 일터에 출근하자니 어린 자녀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처럼 텔레워크(재택근무) 시행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간 한부모가정을 지원해 왔던 어린이식당도 직격탄을 맞았다. 어린이식당은 비영리민간단체(NPO)가 주축이 돼 빈곤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로 운영을 당분간 중지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23구에서만 260여곳, 전국적으로 약 80%의 어린이식당이 한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일본의 어린이식당은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3,718곳으로 지난 3년간 11배 정도 급증했다. 초기엔 빈곤 가정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지만 홀로 끼니를 해결하는 고령자와 맞벌이가정 어린이까지 대상을 확대하면서 지역사회의 사랑방으로도 자리매김했다.

도쿄 도시마구에서 4곳의 어린이식당을 운영하는 NPO ‘도시마어린이 와쿠와쿠네트워크’는 지난달 25일부터 식당 운영을 중지했다. 아마노 게이코(天野敬子) 사무국장은 13일 전화통화에서 “언제쯤 식당 운영을 재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안타깝다”며 “하지만 생활보호대상자 등 어린이식당 이용자들에게 식료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푸드판토리(식료품 창고)는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말했다. 임시휴교로 학교 급식을 이용할 수 없는 빈곤 가정 자녀들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로 생활고를 겪는 부모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함이다. 14, 15일 도시마구민광장과 신주쿠구 메지로성공회 등에서 열린 푸드판토리 행사에선 아이들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카레 등 레토르식품과 쌀 등을 제공했다. 평소 실내에서 진행됐지만 코로나19를 우려해 이번엔 실외에서 진행됐다.

식당 운영이 어렵자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바현 지바시와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등에선 무상 도시락 제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한부모가정이나 맞벌이가정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날 주문을 받아 다음날 도시락을 제공한다.

일부 어린이식당은 임시휴교 이후 오히려 개최 횟수를 늘린 곳도 있다. 지바현 마쓰도시의 한 어린이식당은 평소 매주 토요일에 열었지만 임시휴교 이후엔 주 3회로 늘렸다. 오사카시의 어린이식당 ‘체리’도 임시휴교 이후 아예 매일 운영하고 있다. “한 시간만이라도 좋으니 아이들을 식당에 보내고 싶다”는 보호자들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이전보다 소독 등 위생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

도쿄=글ㆍ사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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