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수 “유일하게 퀴어 축제 참가한 의원”
노혜정 “소수자의 열정적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금태섭(서울 강서갑) 의원이 12일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금 의원은 “지난 4년간 국민의 대표로서,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일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었다”며 공천 결과에 승복했다. 다만 진보개혁진영에서는 14일 ‘민주당의 다양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아쉬움이 쏟아졌다.
홍성수 숙명여대 로스쿨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금 의원은 소수자ㆍ인권ㆍ검찰 문제 등과 관련해 대체할 수 없는 의원이었다”며 “검찰개혁에 이견을 내 비난을 받았지만 향후 디테일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반드시 참조해야 할 소금 같은 얘기였다”고 썼다.
이어 “금 의원은 퀴어(성 소수자)축제에 혼자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던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었다”며 “금 의원 같은 사람을 떨궈내서 민주당이 얻는 이익이 도대체 뭘까”라고 물음표를 달았다. 홍 교수는 소수자ㆍ약자를 대변하고 검찰 개혁을 주장해 온 진보성향 지식인이다.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도 페이스북에 “금태섭이 과오가 있다면 당론을 어긴 것이고, 나머지는 당 주류 또는 주된 지지자들과 생각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었다”며 “이 세상에 완벽하게 잘하기만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금태섭은 소수자의 편에서 보자면 매우 열정적인 우군이었고, 특히 페미니스트인 내 관점에서는 민주당에 꼭 있었으면 하는 의원 중 한 명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인 노 전 대표는 “너무 즐거워들 마시라”며 “누군가는 그러는 사람들이 싫어서 민주당에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경욱은 기사회생하고 금태섭은 떨어졌구나”라며 “공천심사위원을 맡았던 내 경험을 돌아보건대, 공천의 주인은 국민이라기보다 지지자”라고 했다. 금 의원의 낙천이 일반 국민 여론보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빌 클린턴은 중도통합으로 선거를 이겼고, 조지 W. 부시는 갈라치기로 승리했다”며 “공천의 갈라치기가 본선의 중도통합으로 가는 게 일반적 흐름이지만, 양극화된 우리 정치 질서 현실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당내 친문계는 금 의원의 낙천이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 금 의원이 여론조사(권리당원 50%ㆍ일반유권자 50%)로 진행된 경선 투표에서 낙선한 만큼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다만 일반적인 여론조사 응답률은 높아야 5% 안팎이라는 점에서, 결국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 참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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