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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귀 마스크, 만들어 나눠요”… 직접 재봉틀 돌리는 인천 백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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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귀 마스크, 만들어 나눠요”… 직접 재봉틀 돌리는 인천 백송교회

입력
2020.03.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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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백송교회 앞에 수제 마스크를 나눠준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공
인천 남동구 백송교회 앞에 수제 마스크를 나눠준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공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재봉틀이 돌아가는 교회가 있다. 인천 남동구 서창동에 있는 백송교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수제 마스크를 이웃에게 나눠줄 요량으로 예배당에 공장을 차렸다.

14일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 따르면 이 교회 소속 백송교회의 교역자와 교인 20여명은 6일부터 성경 대신 재봉틀을 붙잡고 밤낮없이 필터가 장착된 수제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용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이웃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 위해서다. 실제 9일 지교회인 대구 백송교회에 마스크 200개를 보낸 데 이어 12일에는 서창동 주민들에게 1,000개를 배포했다.

인천 백송교회 교역자와 교인들이 교회당에서 수제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공
인천 백송교회 교역자와 교인들이 교회당에서 수제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공

예배가 멈춘 교회당에서는 재봉틀 5대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역할도 잘 분담돼 있다. 천 재단과 마스크 끈 자르기, 코 받침 와이어 끼우기, 재봉, 포장 등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진다. 낮에는 주로 교역자들이 봉사하고, 저녁에 교인들이 가세한다. 재료비는 교회 재정과 교인들의 헌금으로 마련한다. 필터를 갈아 끼울 수 있도록 제작된 마스크는 베이지, 카키, 체크, 꽃무늬 등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어린이용도 있다.

생소한 일이었다. 제작법은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 익혔다. 재봉틀로 옷을 만들어본 한수산나 목사가 사용법을 가르쳤다. 작업에 익숙해지면서 속도가 빨라졌다. 서지영 전도사는 “작업 시간이 하루 10시간 이상으로 길지만 하다 보니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인천 백송교회 교역자와 교인들이 만든 수제 마스크. 종류가 다양하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공
인천 백송교회 교역자와 교인들이 만든 수제 마스크. 종류가 다양하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공

마스크 제작을 제안한 이는 이순희 담임목사다. 이 목사는 “마스크 확보 전쟁 속에서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부족하지만 우리가 만든 면 마스크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백송교회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재봉틀 가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당분간 매주 월ㆍ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지역 주민 등에게 1,000장씩 배급할 예정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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