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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사퇴까지… 통합당 공천 갈등 대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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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사퇴까지… 통합당 공천 갈등 대폭발

입력
2020.03.13 18:53
수정
2020.03.13 23:42
1면
0 0

“황교안ㆍ김종인의 흔들기에 반발” 분석

최고위 “일부 공천 재논의” 거듭 요구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관위원장 사퇴를 밝히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관위원장 사퇴를 밝히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했다. 4ㆍ15 총선 공천을 둘러싼 김 위원장과 황교안 통합당 대표, 총선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 유력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영남권 물갈이를 앞세운 통합당의 혁신 공천이 퇴색했고, 황 대표의 리더십이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오늘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한다”고 밝혔다. 친문재인 전력으로 반발을 산 청년 기업인 김미균 시지온 대표의 서울 강남병 지역 공천도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황 대표와 만나 사퇴 배경을 설명했고, 황 대표는 사퇴를 말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의 사퇴는 황 대표와 김 전 대표의 공관위 흔들기에 대한 반발 차원이다. 김 위원장이 가까운 인사들을 안전한 지역에 공천했다는 ‘사천’ 논란이 커졌고, 황 대표는 12일 “공관위 결정 일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서울 강남갑ㆍ을 등 특정 지역의 공천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어렵게 힘들게 영입하면 사천이라고 하고, 경력 있는 분이나 옛날 사람 추천 하면 돌려막기냐”고 반발했다. 지역구 4곳을 제외한 공천이 사실상 완료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위원장직을 던져 혁신 공천이라는 명분과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갈등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이석연 부위원장의 위원장 대행 체제로 공관위를 유지할 것을 요구했으나, 황 대표 주변에선 “김형오 공관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공관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최고위원들은 13일 심야 회동을 갖고 공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오직 ‘승리’라는 목표 아래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 일부 지역 공천 재논의를 거듭 요구했다.

이석연 부위원장은 “공관위원 한 명이라도 손을 대려고 하면 전체가 물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이 물러났으니 선대위원장을 수락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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