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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베트남 ‘슈퍼 전파자’에 마닐라 봉쇄까지… 동남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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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베트남 ‘슈퍼 전파자’에 마닐라 봉쇄까지… 동남아 초비상

입력
2020.03.13 18:00
수정
2020.03.1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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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오른쪽) 필리핀 대통령이 12일 수도 마닐라에 대한 봉쇄령을 선포하고 있다. 마닐라=AP 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오른쪽) 필리핀 대통령이 12일 수도 마닐라에 대한 봉쇄령을 선포하고 있다. 마닐라=AP 뉴시스

동남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베트남에선 미국발(發) ‘슈퍼 전파자’가 등장했고, 하루 새 3명이 사망한 필리핀은 수도 마닐라를 봉쇄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내렸다.

13일 VN익스프레스 등 동남아 각국 매체들에 따르면 베트남의 누적 확진자는 이날 47명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 6일 유럽을 여행한 뒤 귀국한 17번 확진자가 자국 내에서만 19명을 감염시킨 데 이어 지난 2일 미국에서 귀국한 51세 베트남 여성(34번 확진자)이 최근 그의 가족과 운전기사 등 10명을 전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들 2명의 슈퍼 전파자로 인한 코로나19 추가 확산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이들과 같은 비행기를 탄 외국인 상당수가 호찌민 등 유명 관광지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북부 꽝닌성의 하롱베이 내 관광지를 2주간 폐쇄했고, 호찌민 시내에 위치한 유흥주점 수백 곳에 대한 영업정지까지 검토 중이다.

필리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필리핀 정부는 전날 1,3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 마닐라와 인근 지역을 15일부터 30일간 봉쇄하기로 했다. 지난달까지 감염자가 3명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 마닐라를 중심으로 52명이 확진 판정을 받자 열악한 보건ㆍ의료시스템 등을 감안해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게다가 필리핀 정부에선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포함한 15명의 고위 관료와 정치인이 의심 증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상태다. 또 유엔본부에 파견된 필리핀 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최근 일주일 새 61명의 확진자가 나온 싱가포르도 이날 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모든 크루즈선의 자국 내 입항을 금지하고 대형 행사도 모두 취소시켰다.

캄보디아는 베트남 슈퍼 전파자 사태의 유탄을 맞았다. 17번 확진자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왔던 영국인 여행객이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2명의 또 다른 영국인 부부도 감염시킨 것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종교행사는 브루나이 내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해당 행사에 참여한 브루나이 국민 16명이 최근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 수가 25명까지 늘었다.

말레이시아(158명)ㆍ태국(75명)ㆍ인도네시아(69)에서도 하루 최대 35명 안팎의 감염자가 확인되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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