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상황을 “비상경제시국”이라고 규정하며, 이에 걸맞은 초고강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경제수장들에게 13일 지시했다. ‘전례 없는 대책’을 가져오란 것이 문 대통령의 주문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경제ㆍ금융 상황 특별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자 긴급하게 소집한 회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총재가 코로나19 대응 경제회의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경제시국”이라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또 “과거 사례와 비교는 할 수 있으나 그때와는 양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 없는 일을 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한다” 등의 주문을 쏟아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 정책을 하는 분들은 과거의 비상상황에 준해서 대책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경제수장들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질책성 메시지로 해석됐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출입국의 빗장을 걸어 잠근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건강확인서를 소지한 기업인들에 한해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국제표준화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기구 등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면서 홍남기 부총리에게 “지금까지도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경 증액을 둘러싼 정부와 여당의 갈등으로 ‘해임 논란’에 휩싸인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다. 비상 시국에 경제 사령탑을 흔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판단인 셈이다. 홍 부총리는 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90분간 진행됐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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