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사퇴하며 ‘친문 논란’ 金 공천 취소
미래통합당 텃밭인 서울 강남병에 전략 공천됐던 청년 기업가인 김미균(34) 시지온 대표가 18시간 만에 공천을 철회 당했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 김 대표 공천도 취소해버렸다. 정치권이 청년 정치인을 어떻게 여기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통합당 공관위원회는 12일 김 대표를 깜짝 공천하면서 ‘유망한 청년 창업가’라고 치켜 세웠다. 그러나 공천을 번복하는 데에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공천 직후 김 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친문재인 인사’라고 난타당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로부터 받은 선물 사진을 올리고, 2017년 박원순 서울 시장과 찍은 사진을 게시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김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인으로서 정치인과 교류한 것이지 누군가를 강하게 지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등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통합당 공관위도 김 대표가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사실 등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김 대표 공천에 대해 “조치가 필요하다면 공관위가 판단할 것”이라며 공천 철회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황 대표 요구로 공관위가 12일 지역구 2곳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한 지 하루만에 또 다른 이슈가 등장한 것이다. 연이은 ‘공관위 흔들기’ 에 분노한 김 위원장은 공관위원직을 던졌고, 김 대표 공천도 단번에 철회했다. 김 대표에게 경선을 치르거나 재심사를 받을 기회도 주지 않았다. 김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지 불과 50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공관위 출범 때 김 위원장이 “여성과 청년 공천에 핵심 방점을 찍겠다”고 했던 것과 180도 다른 태도다.
이에 “김 대표가 청년 신인이 아닌 중진 의원이었어도 그렇게 했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저는 괜찮은데 우리나라는 괜찮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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