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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코로나가 늦춘 개학… 하자니 불안, 더 미루긴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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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코로나가 늦춘 개학… 하자니 불안, 더 미루긴 부담

입력
2020.03.15 13:00
수정
2020.03.15 13:5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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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낀 채 축구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개학을 한달 넘게 늦춘데다 단지를 벗어나 돌아다니는 건 감염 위험 때문에 꺼리다 보니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마치고 나면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다.
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낀 채 축구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개학을 한달 넘게 늦춘데다 단지를 벗어나 돌아다니는 건 감염 위험 때문에 꺼리다 보니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마치고 나면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외에 달리 도리가 없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눈에 띄게 꺾이자 “학교 개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초 예정된 지난달 중순 이후 개학이 한달 넘게 늦춰지면서 학생들은 학습 능률이 떨어지고 학부모는 하루 종일 자녀들을 챙기느라 연일 고역인 탓이다. 마음은 굴뚝 같지만 아직 전염병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만큼 시점을 저울질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칭하이성이 먼저 학교 문을 열었다. 9일 고등학교와 직업학교에 이어 16일 중학교가 수업을 시작한다. 구이저우성과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우선 입시를 앞둔 고3ㆍ중3 학생만 16일부터 등교하도록 했다. 산시성은 25일 고3학생 개학을 준비하고 있다. 윈난성은 30일 초중고가 모두 개학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부분 지방정부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장쑤성 등 20여개 지역은 지난달 말부터 개학 날짜가 거론돼왔지만 연거푸 연기하는 통에 학부모들이 애를 태웠다. 수도 베이징시는 내달 6일 대학교와 중고등학교, 20일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개학한다는 내용이 퍼지자 교육당국이 12일 “현재 전염병이 여전히 심각하고 복잡해 언제 개학할지 결정하긴 이르다”고 못박았다. 4월 개학이 가능할지조차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답답함과 혼란이 가중되자 중국 교육부가 13일 기준을 제시했다. △국가가 방역을 통제할 수 있고 △학부모 전원 혹은 절대 다수가 동의하고 △학교에 방역 물자가 충분하게 구비되는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개학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칭하이의 경우 32일간 코로나19 확진ㆍ의심환자가 ‘0명’을 유지하면서 1,000여명의 방역 인력을 각급 학교에 투입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84만개의 마스크와 100톤 분량의 소독액도 확보했다. 40분마다 한 학급이 등교하도록 학생들을 분산시키는가 하면, 교실에서는 1m 간격으로 떨어져 수업을 듣는다. 또 쉬는 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틀마다 1장의 마스크를 지급받는다.

반면 대도시 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사이 겨울방학이 하염없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수업을 위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시력마저 나빠져 집집마다 아우성이다. 가족간 접촉 빈도가 늘어나면서 중국 일부 지역의 가정폭력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부작용도 생겼다. 허난성에선 휴대폰 1대로 고등학생 언니, 초등학생 남동생과 인터넷 수업을 돌아가며 듣던 14살 여중생이 어려운 가정형편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베이징시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숙제를 내주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부모들은 “속히 코로나19가 종식돼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게 해법”이라며 답답해하고 있다.

베이징=글ㆍ사진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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