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통대ㆍ야간 로스쿨” 통합당 “변호사 예비시험”
안철수는 사시 부활 제안… “문제점은 외면, 의견수렴 먼저”

4ㆍ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야가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며 법조인력 양성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공정성’이란 화두를 감안해 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방향은 동일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법조계에선 “깊은 고민 없는 총선 전략용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정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일 ‘방송통신대ㆍ야간 로스쿨’ 공약을 발표했다. 학비를 현재 로스쿨 평균 등록금(1,000만원)의 20~25% 수준으로 낮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직장인들이 주경야독하면서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게 골자다. 학비가 많이 들고 20ㆍ30대에 유리한 구조를 보완해 로스쿨 수학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방통대ㆍ야간 로스쿨 정원을 각 100명씩 200명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야당은 로스쿨 제도 안에서의 개혁은 무의미하다며 로스쿨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제도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부모 찬스를 완전히 없애겠다”며 “로스쿨을 폐지하고 사법시험을 부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미래통합당은 아직 총선 공약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저스티스 리그’와 오신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이 내용을 담은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로스쿨과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병행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변호사 예비시험에 통과하면 현 로스쿨 졸업생들처럼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큰 틀은 동일하다.
정치권의 총선 공약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방통대ㆍ야간 로스쿨 도입은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해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원기 대한법학교수회 회장은 “민주당의 경우 로스쿨 자체의 문제점은 외면한 채 변칙적 형태의 로스쿨을 들고 나왔고, 안철수 전 의원도 깊은 고민 없이 총선용으로 급하게 꺼내 들었다”고 꼬집었다. 김정욱 전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은 “변시 합격률이 10%대인 로스쿨이 있는 마당에 방통대ㆍ야간 로스쿨이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체 제도 도입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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