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면 본원서 진료 품앗이…상태 나쁘면 ‘대면진료’ 2명 병원 후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의 생활치료센터인 경북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에서 ‘원격진료’를 받은 입소자들의 퇴원이 잇따르고 있다. 의료진들은 휴대폰이나 카카오톡 화상전화로 상담 및 진료를 한 후 무증상인 환자에 한해 2차례 음성 판정이 나오면 퇴원시키고 있다.
13일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에 따르면 이 인재원에는 지난 5일부터 106명이 입소해 12일 4명, 13일 1명 등 지금까지 모두 5명의 환자가 퇴원했다. 주말에는 4, 5명이 추가 퇴원한다.
입소 환자는 20, 30대가 65명, 40∼60대 41명 등 106명으로 이중 신천지 신자는 51명이다.
문경 인재원에는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전문의 4명과 간호사 7명, 방사선사 2명 등 의료진 13명이 배치됐다. 환자들이 병실에 비치된 의료기구로 스스로 혈압, 체온, 호흡수를 체크해서 같은 건물의 의료진에게 화상통화로 말해 주면 상담과 진단을 하는 방법이다.
인재원 관계자는 “환자를 직접 만나 진료를 하려면 레벨D 보호구를 입어야 하고 한번 진료 후에는 갈아입어야 하는 등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어 같은 건물 안에서도 원격진료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또 “입소 환자들은 대부분 젊고 경증환자여서 화상상담 진료가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재원의 의사들은 원격진료를 통해 하루 1차례는 환자의 건강상태를 진료하고 있고, 간호사들은 2차례 환자들을 챙기고 있다. 진료가 몰릴 때면 서울대병원 본원의 중앙모니터링본부에서 화상진단에 나서기도 한다.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의사가 직접 진료에 나선다. 지난 7일에는 “갑자기 숨쉬기가 곤란하다”는 53세 환자를 대면진료를 거쳐 병원으로 후송했다. 8일에도 폐 사진에서 폐렴증세가 확인된 55세 환자를 병원으로 보냈다.
조비룡(가정의학과)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장은 “입소자 10명 중 8, 9명은 상담만으로 진료가 끝나지만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하고 있다”며 “이송 환자 2명 모두 상태가 좋아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젊은 환자들은 대부분 경증이나 무증상이라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갇혀 지내는 것을 가장 힘들게 여기고 있다. 인재원 관계자는 “입소자들이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넣어달라거나 노트북 등 개인물품 반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들어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경=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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