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중국 정부는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생산과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 우려에 민심마저 등을 돌리면서 경제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8명 늘었다”고 밝혔다. 후베이성 확진자조차 5명뿐이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후베이성 우한을 찾은 자리에서 “지역별로 상황에 맞춰 조업을 재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후베이 첸장시는 이튿날 “시내 주요 검문소를 철거하고 기업의 업무 복귀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가 2시간만에 취소했다. 대신 “엄격한 통행관리와 인원통제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염병 위험이 뚜렷하게 감소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허난성 정저우시에선 이탈리아에 다녀온 남성이 11일 확진 판정을 받아 도시 전체가 들끓었다. 이 남성은 1일 베이징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를 거쳐 2일 이탈리아 밀라노를 들른 뒤 6일 다시 아부다비를 경유해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탈리아 방문 사실을 숨겼고,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중국 내 밀접접촉자만 최소 24명으로 추정됐다.
정저우시는 이전까지 19일 연속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방역 제한을 풀고 시 전체가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이 남성으로 인해 모든 작업은 중단되고 방역에 다시 고삐를 조였다.
후베이성 샤오간에서는 전날 주민 100여명이 시위를 벌이며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도시 봉쇄 상황에서 주거지역 관리위원회가 생필품을 일괄 구매해 배급해왔는데, 시중가격보다 채소를 비싸게 팔자 발끈한 것이다. 우한에선 11일 돼지고기를 쓰레기차에 실어 주민들에게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 “랴오닝성은 장비제조와 의약업 등 중점산업의 생산 가동이 97%까지 회복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전역의 공장 가동률은 아직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2억~3억명에 달하는 농민공(농촌 출신 노동자) 가운데 최소 5,000만명 이상이 아직 도시에 복귀하지 않은데다 복귀했더라도 상당수가 14일 자가격리 중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또 검역으로 물자 수송이 원활하지 않아 원료 조달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 수출마저 막혔지만 중국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을 타기 위해 스위치만 켜고 공장 설비를 헛돌리고 있다는 전언도 들린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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