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살균법은 화재ㆍ비말 접촉 위험”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가 일반 가정에서 마스크를 살균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찜통을 이용한 수증기 살균법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지난 10일 온라인 과학 커뮤니티 브릭(BRICㆍ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 ‘코로나-19 방어용 마스크를 안전하게 재사용하기 위한 살균방법에 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미국에도 마스크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산업안전보건원, 국방부 등 지원으로 연구자들이 일회용 마스크의 재사용을 위한 살균처리 방법을 찾고자 수행한 연구들이 있다”며 “그 중 몇 가지 연구들과 결과를 되짚어 보면서, 우리나라 가정에 적용할 수 있을 마스크 재사용을 위한 소독법을 고민해 보려 한다”고 글 목적을 밝혔다.
박 교수는 사용한 마스크를 물이 끓고 있는 찜통 안의 망 위에 던져 넣었다가 뚜껑을 덮고, 20분 후에 불을 끄고 꺼내 털어 자연건조 시키면 된다고 전했다. 이 방법으로 2,3회 재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단, 제조회사에 따라 100도℃에서 변형되는 재료를 부분적으로 사용한 마스크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개별가정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마스크를 한 장만 먼저 찜통이나 깊은 냄비로 테스트 해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60도에서 30분이면 변성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은 100도의 찜통의 수증기로는 20분이면 충분히 변성돼, 감염력을 잃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넷의 떠도는 일설에는 마스크가 물에 젖으면 정전 필터의 전하를 잃어 미세입자 차단 능력이 사라진다고 한다”며 “하지만 폴리프로필렌 정전 필터는 소수성이라서 순수한 물에 젖어 들지 않으며, 표면장력 때문에 소수성 섬유의 미세한 틈으로는 물이 스며들지 못한다. 소수성 코팅을 한 기능성 의류가 땀에서 증발하는 수증기는 통과시키면서 빗방울은 차단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또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살균 방법도 마스크의 미세입자 차단 능력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개인적으로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전자레인지 살균법에서 절대로 잊지 않아야 할 주의점이 있다”며 “코 모양을 맞추기 위해 마스크에 넣은 가느다란 철사 조각이 있는데 이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가열하면 고압의 전기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자레인지에 마스크를 넣기 전, 철사를 빼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마스크를 손으로 만지면서 바이러스 비말을 직접 접촉할 위험이 있어 전자레인지 살균법은 권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 글의 목적이 새 마스크가 여유롭게 있는데도 마스크를 재사용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스크를 재사용해야 하는 경우 필요한 분들께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 글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감염되지 않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남을 감염시키지 않아야 우리는 코로나19를 하루라도 빨리 물리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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