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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최악 땐 전 세계 GDP 10% 급감”… 美ㆍEU는 무역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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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최악 땐 전 세계 GDP 10% 급감”… 美ㆍEU는 무역분쟁 격화

입력
2020.03.13 09:5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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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유럽발 입국 차단’ 조치 파장]

美 싱크탱크 “스페인 독감급이면 세계 총생산 9조달러 증발”

미국-EU 물밑협상도 중단 가능성… “관세전쟁 땐 곧 경기 침체”

비행기 탑승객들이 1월 28일 아메리칸항공 워싱턴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를 보며 대기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11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비행기 탑승객들이 1월 28일 아메리칸항공 워싱턴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를 보며 대기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11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이유로 유럽 26개국에 한시적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세계 경제가 경악하고 있다. 세계 3대 경제권인 동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까지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최악의 경우 올해 세계 총생산이 전년 대비 10%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항공ㆍ관광 1차 타격… 무역분쟁 우려까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역내 자유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 가입 26개국에 대해 ‘30일 여행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당장 코로나19로 잔뜩 위축된 양측의 항공ㆍ관광 산업에 카운터 펀치가 될 조치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미 유나이티드ㆍ델타ㆍ아메리칸 항공 등은 전체 수입의 15%를 미국-유럽 노선에서 벌어들인다. 항공업계 충격은 연료 수요를 감소시켜 국제유가 추가 하락에도 영향을 끼칠 여지가 있다.

현재 진행형인 양측의 무역분쟁이 더 심화할 우려도 있다. 지난해에도 미중 무역분쟁에 가려 있었을 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항공기 제조사 보조금,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등 문제를 놓고 보복관세 부과를 이어 왔다. 최근 미국과 EU가 갈등 해소를 위해 물밑 협상을 벌여 왔지만 미국의 이번 조치로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날 EU 집행위원회의 필 호건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과 캐나다 방문을 취소했다고 EU 관계자가 밝혔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플로리안 헨제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2018년 미-EU 간 무역량은 미중 무역량보다 70% 가량 많았다”며 미국과 EU의 통상마찰이 미중 무역분쟁보다 더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 산하 국제무역센터(ITC)의 아란차 곤살레스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미국과 유럽의 관세전쟁은 곧 경기침체를 의미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팬데믹 충격에 급락한 세계 증시 하락률.
팬데믹 충격에 급락한 세계 증시 하락률.
미국의 대 유럽연합 수출입 규모
미국의 대 유럽연합 수출입 규모

◇세계 GDP 10% 증발 가능성도

코로나19가 단기간 중국과 아시아권 경제에 충격을 주는 선에서 그칠 거란 전망이 빗나가고 유럽과 미국 등까지 확산하면서 세계 주요 연구기관은 최악의 피해 시나리오까지 그리기 시작했다.

이들 거대 경제권은 코로나19 확산 자체도 문제지만 확산을 막기 위한 교류 중단이 불러 올 인력이동 및 교역 감소, 공포에 의한 소비ㆍ투자 위축 등이 결국 세계경제 전반의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1918년 발생한 스페인독감 수준의 피해를 안길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9조달러(약 1경863조원)가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한국 GDP의 약 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세계은행과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등은 스페인독감 수준의 피해를 상정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3~5%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투자은행인 노무라의 국제경제연구소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스페인독감의 절반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세계 경제성장률이 2%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는 각국이 잇달아 경제부양책을 내놓으며 경제 충격에 대응하고 있지만 통화정책은 오랜 저금리 상황에 여력이 부족하고 재정정책은 계속 시점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노무라 연구팀은 “현재 위기는 비정상적 경제 위기이며 결국 이를 구하는 것은 효과적인 보건 대응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길뿐”이라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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