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증액도 감당할 수준에서 해 나갈 것” 정부 마이웨이 의지 분명히 해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해임 시사 발언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여당 대표에 정면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금은 뜨거운 가슴뿐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필요할 때”라며 이 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함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 (일어났다)”며 “혹여나 (제가) 자리에 연연해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도 민생의 절박한 목소리를 가슴으로 느끼면서 과연 무엇이 국가경제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매 순간 순간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며 “지금은 우리 모두가 뜨거운 가슴 뿐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가 전일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에 소극적인 정부를 겨냥해 자신의 해임 가능성을 시사하자, 한밤 SNS를 통해 정면 대응하며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홍 부총리는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선 추경 규모와 관련해 “추경 규모는 대상사업 검토, 재정 뒷받침 여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 후 국회에 제출된 것”이라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졸속 편성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여당의 추경 증액 주장에 대해서는 “국회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증액 논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그러나 증액과 관련해서는 “재정건전성과 여력도 모두 다 치밀하게 들여다보고 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 나갈 것”이라며 여당 주장대로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
홍 부총리의 SNS 글이 공개되자, 코로나 19 대응을 위해 당정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여당 대표와 정부 경제 정책 수장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와 충분한 협의 없이 추경 증액을 추진하다, 정부 반발에 부딪히자 경제 부총리 해임까지 거론한 여당 지도층 인사의 무리한 행보가 이번 사태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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