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 대유행)’ 공식화와 사상 초유의 미-유럽간 통행제한 충격에 아시아 증시가 12일 다시 한번 패닉 양상을 보이며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8년 5개월 만에 장중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음에도 전날보다 3.87%(73.94포인트) 하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15년 8월 24일(1,829.81) 이후 약 4년 7개월 만에 나온 최저치다.
코스피는 오후 1시께 장중 5% 이상 폭락하면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마지막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10월 4일이다.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 중인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8,966억원 어치 물량을 내던지며 하락폭을 키웠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무려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은 이날 5,360억원, 기관이 2,85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5.39%(32.12포인트) 폭락한 563.49로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팬데믹 공포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쳐지며 전 거래일보다 4.41% 폭락한 1만8,559.63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가 종가 기준 1만9,000선 아래로 추락한 건 2년 11개월 만이다.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며 달러화 강세가 이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3.5원 오른 1,206.5원에 종료했다. 이는 지난해 8월 5일(17.3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시장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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