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의 동생 서정태 시인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1923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4년 스물 여섯 살에 경향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첫 시집인 ‘천치의 노래’(1986)와 27년만에 낸 두 번째 시집 ‘그냥 덮어둘 일이지’(2013) 두 권의 시집을 남겼다.
1946년부터 1978년까지 서울과 호남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언론사 편집국장과 사주를 역임했다. 미군정 시기 오늘날 경찰청인 경무부에서 발행하는 ‘민주경찰’이라는 잡지의 편집을 맡으며 공무원으로도 일했다. 1951년 이후로는 전주에 거주하며 삼남일보, 전북신문 등에서 30여년간 근무했다.
미당과 여덟 살 터울인 고인은 생전 미당을 “가장 존경하고 절대적인 존재”라고 표현했을 만큼 시인인 형과 사이가 각별했다. 미당은 고인의 첫 시집에 “네가 쓴 시들이 부디 명이 길어서 나와 너의 육신이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오래 살아있는 것이 되기만을 바란다”고 서문을 썼다. 고인은 말년에 미당 생가와 미당문학관이 있는 전북 고창 부안면 미당길에 ‘우하정’이라 이름 붙인 작은 흙집을 짓고 혼자 살았다. 빈소는 전북 고창 고인돌장례식장, 발인은 13일.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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