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밖으로 나온 일가족 4명 전원 음성 판정
바이러스 발원지 부인하는 중국 목소리 더 커질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초로 집단 발병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40일 넘게 숨어 지낸 일가족 4명이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3일 시장 소독작업이 시작되자 밖으로 나왔는데, 폐쇄된 시장 안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12일 후베이위성방송 등에 따르면 부부와 노인, 어린이로 구성된 이들 가족은 격리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다. 일가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이 폐쇄된 뒤 43일간 방호복을 입지 않은 채 시장 안에 머물러왔다.
시 당국은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시장에서 전면 소독작업을 벌였다. 급작스럽게 시장을 폐쇄하면서 문이 닫힌 채 안에 물건이 쌓여있는 점포가 많아 그간의 소독이 충분치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일가족 4명은 소독 첫날 시장 안으로 보건 요원들이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당시 이들 가족이 보따리를 짊어지고 나오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온갖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지만 당국은 아직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우한 수산시장은 야생동물 거래 장소라는 오명과 함께 코로나19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이처럼 일가족이 시장 안에서 오래 지냈는데도 감염되지 않자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중국 호흡기질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가 지난달 27일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했지만, 그렇다고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이후 중국은 바이러스 책임론에서 한발 빼려는 상황이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바이러스학연구소 부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이번 사례는 바이러스가 수산시장에서 유래한 게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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