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주식자금을 3조원 넘게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의 ‘2월 이후 국제금융ㆍ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은 26억6,000만달러 순유출 됐다. 이는 2018년 10월(40억3,000만달러) 이후 1년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난달 월 평균 원ㆍ달러 환율(1,195.16원)을 적용해보면 약 3조1,800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에 주식자금이 순유출했다”며 “선진국 금리와 글로벌 주가도 큰 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채권시장에서는 3억1,000만달러(3,700억원어치) 규모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는 소폭 올라갔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26bp(1bp=0.01%포인트)로, 전월 대비 3bp 올랐다. 다만 지난해 평균(31bp)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 금융파생상품이다. 부도 위험이 늘어날 때 프리미엄은 올라간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 큰 폭 상승한 뒤 3월 초에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월 말 원ㆍ달러 환율(1,213.7원)은 1월 말(1,191.8원)보다 21.9원 높다. 다만 이번 달 10일 기준으로는 1,193.2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지난달 원ㆍ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5.1원으로 한 달 전보다 0.5원 커졌다.
엔화와 위안화에 대비해 원화는 약세를 보였다. 지난 1월 말 100엔당 1,092.9원이었던 원ㆍ엔화 환율은 지난 10일에는 1,141.8원으로 올랐다. 4.3%나 원화가 약세를 보인 셈이다. 원ㆍ위안 환율도 같은 기간 170.58원에서 171.93원으로 0.8% 원화 약세 흐름을 보였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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