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둥이 딸을 위해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3)씨는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총 5회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같은 학교 학생인 쌍둥이 딸들에게 알려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쌍둥이 자매는 2017년 1학년 1학기에 각각 전교 59등, 121등을 했으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갑자기 문ㆍ이과 전교 1등을 석권했고, 이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버지 현씨가 시험문제를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심은 현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두 딸의 성적이 같은 시점에 중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단기간 향상됐음에도 교내 정기고사 외에는 그러한 성적 향상이 감지되지 않는 점을 볼 때 정답 등을 사전에 입수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2심 또한 “피고인이 비뚤어진 부정으로 인해 금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으나,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 또한 잘못된 것으로 보고 이를 고려해 현씨의 형량을 징역 3년으로 깎아줬다. 학교 측은, 현씨가 쌍둥이 딸들 입학 당시 ‘교무부장을 하는 게 적절한가’를 물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2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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