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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진핑이 그랬듯 “한중은 한배를 탄 공동 운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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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진핑이 그랬듯 “한중은 한배를 탄 공동 운명체”

입력
2020.03.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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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연 동국대 교수, 中 인민일보 기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2일 “한국과 중국은 전염병에 맞서 한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는 내용의 칼럼을 실었다. 황태연 동국대 교수의 기고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매체에 한국 전문가의 글이 실린 건 이례적이다.

황 교수는 양국 관계를 ‘간담매상조 빙호영한월(肝胆每相照 氷壺映寒月ㆍ간과 쓸개를 꺼내 서로 비추니 항아리의 얼음 조각을 차가운 달에 비추는 듯하다)’라고 표현했다. 조선 문인 허균의 시구에 나오는 구절로, 진심으로 거짓없이 대하는 우정의 관계를 의미한다.

앞서 2014년 7월 한국을 찾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서울대 연설에서 이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며 양국의 돈독한 우의를 강조한바 있다. 시 주석의 6년 전 발언이 다시 등장한 셈이다. 당시 한중 관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싼 이면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최상을 구가하는 것으로 여겨질 때였다.

황 교수는 또 한중 양국이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며 ‘수망상조(守望相助ㆍ서로 망을 보면서 위험이 닥쳤을 때 돕는 관계)’의 상황에 처한 이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라는 일부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며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과격이나 공황, 심지어 분노의 반응은 손을 잡고 맞서 나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터무니 없는 말과 행동에 현혹되지 말고 서로 지지해야 한다”면서 “한중 양국이 서로 돕고 협력할 때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지난달 이후 관영 매체를 통해 한국의 전염병 대응을 꼬집으며 훈계조의 글을 주로 실어왔다. 중국의 방역 성과를 부각시키고 국민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다. 따라서 이번에 한국 필자의 글을 게재하며 양국의 우의를 강조한 것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뚜렷한 진정세에 접어든 만큼 다시 한국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수순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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