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 제주를 여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전날에도 같은 콜센터에서 근무한 A(40ㆍ여)씨가 확진 판정 전 제주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신종 코로나 지역 내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늦게 서울시 양천구로부터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구로구 콜센터 직원인 B(40ㆍ여)씨가 가족 4명과 함께 지난 7일과 8일 1박2일간 제주를 여행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도는 B씨의 도내 동선을 확인하고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 및 이용장소에 대한 방역소독 조치를 했다
도가 파악한 B씨의 주요 이동동선을 보면 B씨 가족들은 지난 7일 오전 9시 김포발 대한항공 KE1207편을 통해 입도한 후 렌터카를 이용해 서귀포시 대정읍 카멜리아힐로 이동ㆍ관람했다. 이어 오후 1시45분쯤 서귀포시 중문동 맛존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3시쯤 숙소인 표선면 소노캄 제주(옛 샤인빌리조트)에서 체크인을 했다. 이들은 또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김영갑갤러리를 방문한 후 오후 5시55분쯤 서귀포약국에서 상처약을 구매했다. 오후 7시쯤에는 서귀포시 강정포구 횟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9시 숙소로 돌아왔다.
B씨 가족은 여행 둘째 날인 8일 오전 9시30분쯤 렌터카를 이용해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 방문했고, 오후 2시에는 거문오름 인근 사람풍경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오후 3시쯤 구좌읍 김녕해수욕장 쪼끌락카페를 거쳐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삼양동 흑섬 본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어 오후 8시10분쯤 제주공항에 도착해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 내 내국인면세점을 방문한 후 오후 9시5분 김포행 대한항공 KE1246편을 통해 서울로 돌아갔다. B씨는 이날 오후 구로 콜센터 직원이 확진 판정을 내려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서울로 돌아간 B씨는 이틀 뒤인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확진 판정 전날인 지난 9일 구로보건소에 검사하러 갔지만 검체량이 부족해 재검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구 보건소는 이날 B씨가 제주를 방문한 기간을 포함해 현재까지 무증상인 상태라고 도에 통보했다. B씨는 현재 경증환자로 분류돼 입원치료 중이고, 가족 4명 모두 지난 11일 신종 코로나 검사 결과 모두 음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B씨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이날 오전 9시까지 파악된 접촉자는 53명이고, 즉시 이들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했다. 도는 또 B씨의 이동 동선에 포함된 방문 장소 중 제주공항 내국인면세점 등 4곳은 소독조치를 완료했고, 나머지 6곳도 방역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내국인면세점은 이날 하루 휴점에 들어갔다. 해당 면세점이 운영을 중단한 것은 2002년 개점 이후 처음이다.
도 관계자는 “B씨가 제주에 머무는 동안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진술했다”며 “추가 접촉자가 파악되면 자가격리 등 후속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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