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준비 자금 마련차 SNS에 기부 캠페인 벌였다 뭇매
공동대표 성명 “자극적 표현으로 오해…재발방지 할 것”
‘여성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는 급진적 페미니즘 성향의 여성의당이 총선준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벌인 기부 캠페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11일 사과문을 냈다. 이 캠페인은 주요 재계 기업인 등을 거론하며 ‘1억원만 달라’고 청하는 내용을 담아 입길에 올랐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8일 창당대회를 개최한 여성의당은 10일 당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부를 촉진하기 위한 광고를 올렸다. 이 광고는 각종 기업 총수 등에게 ‘지금까지 한국 여성이 돈을 많이 썼으니 한국 여성의 미래에 투자하라’는 취지에서 1억원 후원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해당 광고에서 여성 기업인을 향해서는 “이부진 사장님! 신라호텔 애플망빙(애플망고빙수)을 더 사먹을 수 있도록 딱 1억만 돌려주세요”, “이미경 부회장님! 다음은 여성감독 차례입니다, 딱 1억만 받겠습니다”, “정유경 사장님! 전국 신세계 단골들에게 딱 1억만 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또한 남성 기업인들에게도 “정용진 부회장님! 전국 이마트 단골들에게 딱 1억만 돌려주세요”, “정태영 부회장님! 슈퍼콘서트보다 힙한 슈퍼기부 딱 1억만 받겠습니다”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마포와 여의도 건물주들을 급구한다며 “여성의당 당사를 차릴 수 있도록 딱 3개월만 빌려주세요, 당신의 공실을 미래권력으로 채우세요”라고 기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캠페인이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었다. 대체로 “여성의 당이 대표하고자 하는 ‘여성’은 과연 누구인가”(so****), “정경유착, 신자유주의가 여성의당이 원하는 길인가”(eu****), “여성의당이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에게 요구해야 하는 게 여성 임원 비율 확대냐, 애플망고빙수 사먹을 용돈이냐”(ra****)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나타났다.
한편 일각에서는 “디지털성폭력 및 여성대상 범죄척결 등을 최우선 공약으로 삼고 있는데 여성의당 마케팅 보다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라****), “너무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고 있는데 부도덕한 것도 아니고, 이제 여성에게 돈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지 않나”(my****) 등의 옹호 의견도 나왔다.
이날 여성의당 윤서연ㆍ이지원ㆍ원소유ㆍ김진아ㆍ장지유ㆍ김은주ㆍ이성숙 공동대표는 성명문을 내 “주의 환기를 위한 자극적인 광고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10대ㆍ20대 당원이 많아 당사와 공보물 제작 비용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런 절박한 사정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보다는 다른 전략을 한번 써보기로 한 것”이라며 “앞으로 공당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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