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 방침 명확한 폐지 선언도 요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의 위법 사항에 대해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권고했다. 준법위는 또 이 부회장에게 그룹 차원의 ‘무노조 경영’ 방침 폐지를 명확히 선언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은 “권고안을 충실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권고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준법위는 11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권고문을 이 부회장과 삼성 7개 계열사(전자 전기 SDI SDS 물산 생명 화재)에 송부하고 이행 여부를 30일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준법위는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을 최우선 준법 의제로 선정하고 삼성 최고경영진에 의제별 개선 방안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준법위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과정상 위법 행위와 ‘노조 와해’ 등 노동법 위반 행위에 대해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경영권 승계 관련 사과는 2009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 발행 건이 주요 대상이지만,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배정(형사상 무죄 확정)이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수사 중) 등 불법 의혹이 있는 사건도 염두에 뒀다는 게 준법위 측 설명이다. 과거 그룹 차원에서 일부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불이익을 주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진 시민사회 소통 문제에 대해선 이 부회장과 관계사가 신뢰 회복 방안을 공표할 것을 주문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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