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4대 프로스포츠가 모두 중단됐지만 팬들과의 소통은 멈추지 않았다. 스포츠에 목말라하는 팬들을 위해 선수들이 ‘랜선 만남’을 갖고 있고, 구단들은 유튜브 채널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프로농구 원주 DB는 개점 휴업 중인 3월 한달 간 매주 수요일 오후 9시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11일 첫 방송에는 ‘경희대 삼총사’ 김종규 두경민 김민구가 출연해 ‘이제는 원주DB 3인방, 그들의 썰전’을 주제로 팬들과 호흡했다. 입담이 좋아 방송 체질인 김종규는 이날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첫 라이브 방송에 대비한 테스트 방송을 진행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DB 구단 관계자는 “휴식기 동안 팬들에게 선수단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라이브 방송을 기획했다”며 “김종규를 비롯한 선수들의 참여도가 높아 팬들의 반응도 좋다”고 밝혔다. 라이브 방송은 선수단 숙소 휴게실에서 진행했고, 외부인 출입 없이 구단 직원 1명이 방송을 준비했다. 오는 18일과 25일엔 허웅 김창모 김훈의 ‘먹방토크’, 김태홍 유성호 김현호의 ‘유부남 육아일기’로 팬들을 찾아간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선수도 있다. 서울 삼성의 이관희는 ‘농구선수 갓관희’를 통해 무관중 경기를 뛴 선수 시각, 가상의 KBL 현역 선수 싸움 랭킹 등 독특한 콘텐츠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전주 KCC의 김진용은 현역 선수 중 최초로 개인 채널 ‘이미터용’을 만든 선구자다.
개막이 미뤄진 프로야구는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영상 콘텐츠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는 공백 기간 세 가지 콘셉트를 잡았다.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하이라이트 또는 국내 자체 평가전 연습 경기 중계 등으로 팀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 선수들이 팬들과 라이브 방송으로 만나는 온라인 소통 콘텐츠, 철저한 방역으로 인해 야구장이 안전하다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 등이다.
키움도 스프링캠프 기간 찍어 놓은 영상과 국내에서 선수들이 시즌을 준비하는 모습을 촬영해 제공할 예정이다. 키움 관계자는 “촬영 스태프를 최소화해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며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 경북을 연고로 둔 삼성은 조심스럽다. 선수들이 훈련 중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경산볼파크는 철저히 외부와 차단됐다.
구단 채널 ‘라이온즈 TV’로 캠프 기간 선수들의 훈련 모습뿐만 아니라 ‘예능 게임’을 선보여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삼성은 “지역 상황이 안 좋아 캠프 때 찍어놓은 영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개막 날짜가 정해지고,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오면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축구 또한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랜선’으로 다가갔다. FC서울과 안양FC, 광주FC 등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7일 개막전 대진 3경기를 배성재, 윤태진 아나운서가 온라인 게임으로 격돌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9일에 공개한 이청용(울산 현대)의 과거 경기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17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프로배구 GS칼텍스는 구단 채널로 휴식기를 버티는 선수들의 일상을 소개한다. 보통 훈련이 아니라 손과 발만 사용하는 배구, 좌식 배구 등으로 게임을 해서 진 팀에 벌칙을 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시즌 중 찍어놓은 영상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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