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올 봄 대규모 야외 음악 축제를 준비한 공연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발 확진자 수사가 눈에 띄게 줄면서 희망을 가졌으나, 서울 확진자 수 증가로 4월은 물론, 5월 행사까지 빨간 불이 켜졌다.
11일 공연계에 따르면 4~6월 따뜻한 봄날을 맞아 열릴 예정이던 야외 뮤직페스티벌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전망이다. 수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라 취소되면 장소 대관료, 출연료, 관련 업체와의 계약금 등에서 손실이 불가피하다.
당장 내달 4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러브썸’이 취소됐다. 데이브레이크, 페퍼톤스, 정은지 등의 출연이 확정된 무대였다. 주최 측인 예스24는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과 아티스트 안전을 고려, 부득이하게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스터플랜뮤직그룹은 매일이 비상이다. 내달 11일 ‘해브어나이스데이(Have A Nice Day #8)’, 2주 뒤인 25,26일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 5월 16,17일 ‘뷰티플 민트 라이프’, 세 공연을 준비 중이어서다. 마스터플랜 관계자는 “5월 공연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4월 공연은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매일 뉴스만 지켜보며 조금이라도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이후엔 ‘그린플러그드 서울 2020’ ‘서울재즈패스티벌’ 등 대규모 야외행사가 본격적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들 행사를 주최하는 기획사들은 한결 같이 “현재로선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본 뒤 다음달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연기, 취소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막대한 손실 우려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공연이 취소되면 여러 업체와 계약해둔 계약금을 거의 돌려받지 못한다”며 “국내 공연 기획사들은 규모가 크지 않아 대형 페스티벌이 취소되면 회사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정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해외 공연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이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릴 예정이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취소됐고, 그룹 빅뱅의 컴백 무대로 관심을 모았던 코첼라밸리뮤직앤드아츠페스티벌도 4월 공연을 10월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5월 12일 개막 예정인 칸 국제영화제 또한 연기설이 솔솔 흘려 나오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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